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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Jun 28. 2020

영화 #집으로 이야기

숏리뷰, 스포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


(2019년 개인 SNS에 작성한 리뷰를 옮겨서 올립니다)


‘집으로’의 재개봉판을 보고 쓰기로 마음먹었다. 원래 개봉할때는 못봐서 나에게는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는 훨씬 좋았다.


예상 이상이었던 점은 바로 두 주연인 할머니와 손자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사실상 그 과정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당연한 감상이다.


아련한 정서에 마지막에는 찡한 눈물도 나오게 만드는 영화지만 사실 그 스텝 하나하나에 놀라울 정도로 정밀한 계산이 담겨 있다. 상우가 할머니를 받아들이고 결국에는 헤어지기 싫어하게 되는 단계에는 상우 스스로 할머니가 점차 ‘필요한’ 존재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음을 간과하지 않는다. 할머니 또한 스스로의 모든 것을 상우에게 맞추지는 않는 사람이다. 설정만 본다면 동정심을 유발하는 캐릭터로 소모할 수 있었겠지만 이 할머니 또한 자신이 고집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있는 분이고 거기에 대한 원칙은 확고하시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져 줌으로써 맞추는 게 아닌, 있는 그대로 서로를 원하게 되는 흐름으로 가는 것이다. 이런 결론은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관계의 발전에 대한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통찰력에서 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무래도 시대가 흐름에 따라 상우의 개초딩 짓(!)에 대한 내성도 생겼을 것 같고 어느 정도 고향의 부모님을 대입시킬 여지가 있었을 20여 년 전보다는 요 몇 년간 인기를 끈 ‘나자연’으로 인해 할머니의 삶을 좀 더 현실과 동떨어져 생각하게 된 요즘 관객층의 정서를 생각해 봤을 때 오히려 처음 개봉했을 때보다는 지금이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필름 느낌으로 지직 지직한 영상도 이런 정서에 오히려 잘 맞는 것 같고.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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