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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Jun 29. 2020

영화 #야구소녀 이야기

숏리뷰, 스포 없습니다

영화 이야기



고3이라고 하면 거의 다 컸네 라는 소리를 듣지만 그래도 1년만 더 되면 다다를 수 있는 성인과는 아득한 차이가 있다. 할 수 없는 것도 많고 반대로 아직까지는 괜찮다며 유예해 주는 부분도 있다. 이 부분은 그 경계에 더 가까이 접해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실감할 것이다.


이 영화에서 그 경계의 의미는 영화 속 가장 주된 메시지의 본바탕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딱 알맞게 느껴졌긴 하지만 그렇기에 현역 청소년들이 보기에는 이 스토리의 바탕이 되는 관념이 다소 ‘보수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걱정을 접어둔다면 어쨌거나 좋은 영화였다. 우선 이야기를 다루는 솜씨가 좋다. 작가가 감당 가능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배치된 주변 인물들은 가족물, 사제 물, 로맨스(!) 장르의 느낌을 풍기지만 장르의 뻔함에 빠지기 직전에 그 풍취만 취하고 원래의 궤도로 돌아오는 영리함이 눈에 띈다.


영화 속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에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인물에 대한 고려가 세심하게 이루어진 점도 좋았다. 이 영화에서 ‘여성’을 의미하는 단어가 쓰인 빈도나 그 타이밍이 대표적이다.


여러 가지 장르의 풍취가 나는 이야기를 조금씩 섞은 형태에도 영화의 중심을 지키는 것은 각본의 자제력도 있지만 주연 배우와 그녀를 오롯이 스크린에 세운 카메라다. 작은 체구라 와이드스크린 앞에서 세웠을 때 여백이 보임에도 화면이 헐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몰입해서 즐긴 이야기였고 개인적으로 결말 부분의 내용과 그 템포에서 보여준 기교도 좋았다. 그밖에도 야구만화 레퍼런스 스런 장면들을 넣는 타이밍이라던가 요런 부분에서는 관객이 혹하겠지? 싶은 타이밍에 던지는 직구들이 대부분 스트라이크.


다만 내가 이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즐긴 것과는 별개로 글 서두의 이유로 진짜 주인공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라기보다는 ‘배려심’ 많은 어른의 선물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도 이런 점을 인정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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