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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Jul 05. 2020

영화 #메리 이야기

숏리뷰, 초반부 일부 장면 묘사 제외하고 스포일러 없습니다

영화 포스터


(2019년 SNS에 올린 글을 옮겨 싣습니다)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영화 포스터에 쓰인 이 진부한 캐치프라이즈를 짜내기 위해 홍보팀에서 정말 고생했을 것 같다. 당연하겠지만 나 역시 이 영화에서 다른 먹힐만한 캐치프라이즈를 도저히 생각해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뭐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지 왜 벗어날 수 없는지 영화 속에서 디테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보면 그냥 대부분 건성건성이다.


공포영화를 표방하면서 관객들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수 있는 ‘무서울 것 같은’ 순간에 무서운 신을 넣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닐까? 영화 초반에 등장인물 A가 저주받은 배를 사진기에 담는 장면이 있다. 배 앞머리를 음산한 BGM을 깔면서 보여주고 사진기에 비친 배의 모습이 화면에 뜨는데... 이 영화의 관람가인 15세 이상의 휴먼들이라면 당연히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 순간 뭔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몇 가지 발전시킬 수 있었을 설정은 심심한 공포 파트와 왜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회상 파트로 인해 사라진다. 이 영화는 조난된 여성이 심문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왜 이런 형식을 갖추어야 하는지 스토리적으로 전혀 이해가 안됐다. 일단 심문 장면이 나오는 타이밍이 엇박이다. 게다가 영화적으로 어떻게 표현됐을까 기대됐을 장면을 심문 중에 나오는 몇 마디로 퉁쳐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부족한 제작역량 (돈이건 어빌리티 건)을 메우기 위한 빈궁한 수단인가 싶은 생각에까지 든다.


최근에 이야기한 호러/스릴러로 폭을 좁히자면 지난번에 리뷰한 ‘크롤’부터 3부작으로 묶고 싶다. ‘크롤’은 뻔한 재료로 정성껏 만들었다. ‘카운트다운’은 뻔한 재료로 무던하게 만들었다. 거기에 비하자면 ‘메리’는... 그냥 만든 것 같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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