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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Jul 11. 2020

영화 #조조래빗 이야기

숏리뷰, 직접 스포 없으나 영화 소재에 관한 언급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



코미디 장르에서 소재에 대한 논란은 항상 있어 왔다. 이런 걸로 웃겨도 되나? 싶은. 조조 래빗의 설정은 그런 점에서 확실히 발칙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그런 발칙한 구석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다른 설정들이 대놓고 눈에 띄기 때문에 시작부터 어디까지 갈지에 대한 긴장감보다는 편하게 다듬어진 쪽으로 마무리되었겠구나 싶은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확실히 조조 래빗은 관객을 붙들어 둔다는 점에서 빼먹을 구석이 없다. 2차 세계대전 패망 직전의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웃음 포인트를 잡아 낸다. 물론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교훈’적인 부분도 꼼꼼히 신경 쓴다. 편집도 좋게 느껴졌다. 영화 대부분 관객을 붙들어 둘 만큼 이야기를 템포 좋게 전달해 준다.


다만 그래도 불편하게 여겨질 부분은 있다. 과연 [유태인 억압, 전쟁을 통한 학살, 나치 신봉] 같은 이슈들을 소년의 성장 이야기 소재로 사용도 괜찮을까? 난 개념만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어떤 경험을 통해서도 배움을 얻을 수 있고 그 배움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가르침으로 이어 질 수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 세계가 그런 소재들을 정직하게 다루었는지에 대해서는 미묘하다. 일단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이 대체로 소년의 시점에서 채색된듯한 캐릭터로 보이기에 세계관 자체가 도피적으로 느껴진다. 정확히 말하면 대걔 소년만화에서 캐스팅 한 같은 캐릭터들이다. 그래서 발칙한 소재를 가져와서 개그를 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이 이야기는 ‘영화일 뿐’이라고 주석을 덧붙이는 것 같다.


하긴 그런 부분도 자기가 다루는 소재에 대한 예의가 없었다면 애초에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난 조조 래빗이 도피적일지언정 적어도 무례한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논란이 앞으로 소재를 더욱 깊이 탐구하는 원동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조조 래빗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게’ 보았지만 그 이후의 상황이 더욱 궁금하고 지켜보고 싶은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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