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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Jul 24. 2020

영화 #블루아워 이야기

숏리뷰, 내용 스포 없으나 구성 언급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


블루아워 포스터를 보고 당연히 두 주연 배우가 여행을 떠나면서 바깥바람을 맞으며 자신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이야기일 거라고 믿었다. 두 주인공의 케미와 함께 영화 속에서 일본이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증도 있었다. 그러다가 막상 개봉을 앞두고 상영관이 생각보다 적게 잡혀서 좀 불길한 마음이 들었는데 보고 나니까 확실히 예상과는 다른, 당황스러운 영화로 느껴졌다.


영화 초반 20분의 템포가 참 좋다. 우리가 아는 일본 사회 이야기를 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삐딱선을 탄 주인공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본 사람들이 이 캐릭터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에 대해서도 예상은 가는데 내가 아주 잘못 아는 게 아니라면 그쪽에서도 다른 의미로 아주 재미있게 파 볼만한 캐릭터다.


근데 정확히 여행 메이트를 만나고 여정을 시작하는 부분에서부터 기대했던 이야기가 아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들이 여행을 통해 ‘바깥’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 성장하는 이야기일 줄 알았다. 근데 이들의 여행은 바깥이 아니라 점점 안쪽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선, 너무나 안쪽으로 파고드는 전개에 갑갑함이 느껴져 '공포영화인가?'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연출된 컷 하나하나를 봤을 때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구도에서 확 집중시키는 장면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본 입장에서는 너무 개인적인 작품에 머물렀다는 감상이다. 물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영화가 나쁜 영화는 아니다. 일단 주인공과 그의 가족에 뚫어 놓은 빈칸을 생각해 볼 여지도 있고 순수하게 이게 뭔 이야긴가? 추리하는 재미 (누군가에겐 욕이 되겠지만) 도 찾을 수는 있겠다. 


그러나 그런 의지마저 감상 중에는 잘 들지 않았던 것이 영화 초반부에 만나게 되는 어떤 날 서있는 느낌을 영화 내내 계속 의식하게 만든다고 해야 되나 그런 날카로움이다. 그런 부분에서 영화에 드리운 자기 방어적인 인상을 받았다.


고요한 새벽 이미지를 지니고 있지만 그것 마저도 모종의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다만 굳이 그걸 추리해 달라고 말하기보다는 감독이 영화의 주인공을 통해 반드시 드러내고 싶은 어떤 표현을 해 냈다는 점에 의의를 두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결과적으로는 배배 꼬여있는 인상을 받았지만 순간적으로 사람을 몰입시키는 컷들이 주는 경험과 함께 초반 20분의 전개만으로는 다음 작품에서 기대할 법한 어떤 영화적인 ‘공력’에 대한 기대감도 가지게 하는 작품이었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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