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뷰, 스포 없습니다
중국 영화는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이런 표현도 이제는 실례가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일단 카메라를 휘두르는 솜씨가 대단하다. 주인공을 화면 중심에 뒀다가 가에 뒀다가 하는 구도라던가 카메라 자체의 움직임도 숨 쉴 틈이 없다. 너무도 숨 쉴 틈이 없어서 어지러울 지경까지 간다.
카메라가 만들어 낸 무드가 대단해서 심지어 엄청 교육적인 문구로 시작과 끝을 맺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 문구에서 마저도 영화의 무드를 장식하는 시적 어휘를 체감하게 된다. 최근 본 중국 영화들은 어쩔 수 없이 영화 속에서 표현해야 하는 교조적인 문구를 인정하면서 내용과 따로 가거나 아니면 ‘유랑 지구’처럼 선을 넘지 않는 한도 안에서 킬킬대는 선에서 그치기 마련이었다. 근데 이 영화는 교조적인 목적이었을 문구의 키워드를 극대화하여 마지막에는 그 서술의 교조 성마저 잡아먹는 흐름을 이뤄 냈으니 정면승부의 기개가 엄청나다.
사실 카메라도 그렇지만 주인공 배우의 존재감도 반드시 이야기해 주고 싶다. 영화의 주인공은 (PC하지 않은 표현을 쓰겠다) 영화 속에서 저엉말 예쁘다. 설명하지 않아도 중반 부터는 화면에 나오는 걸로 구도가 안정되고 주인공이구나 싶은 포스가 있다. 그래서 주인공의 부재를 통한 긴장감도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있건 없건 영화 속에서 그녀는 100% 주인공이다.
외국인으로서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놀라게 되는 중국 사회에 대해 엿보는 재미도 있다.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그 메커니즘과 차이점에 대해 한국 문화와의 비교 거리도 궁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소년 시절의 너는 찐한 영화다. 다만 동시대 한국(과 서구) 영화계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표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일리시함 속에서 영화 이야기 내에서건, 바깥 (정부의 검열?)에서건 제약을 오히려 활용하며 사랑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터득한 성취가 대단하다. CGV 독점으로 아마 곧 내릴 것 같은데 로맨스 좋아하시면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