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뷰, 스포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들이닥친 고통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볼 때마다 숙연한 마음이 든다. 사실 영화가 그런 감정을 100% 프로 고취시키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는 나 스스로 그런 마음을 가지고자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고난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볼 때는 한 개인의 승리에 짜릿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거기에 대한 연장으로 나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이 영화도 고난을 겪는 한 인간이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낀 건데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주인공을 둘러싼 사회, 정확히는 ‘프랑스 사회’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약간 국뽕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그 시스템에서 자신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들의 시점이 있기에 영화 속에서는 균형이 잡혔다고 생각한다.
그런 시선을 고려했을 때, 주인공의 서사는 고난의 ‘극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사회 속에서 변화된 자신의 위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 가까워 보인다. 영화 속에서 이 시스템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깔끔하고 부드러워서 심지어… 약간 오버해서 이야기하자면, 주인공을 힘들게 한 사건마저도 어느 정도는 거리두기를 (분명 영웅적인 행동이나 사회적으로 부여된 역할의 지속적 수행이라는 측면에서 온당했는가) 통해 생각할 여지를 드러 낸 것 같다.
물론 주인공의 고통이나 재사회화 과정을 거칠게 묘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시선이 한 개인의 극복을 소재로 한 영화 치고는 좀 차가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인공에 대한 존경이라는 이유로 오롯이 그 삶만을 소재로 해서 전시하는 것이 얼마큼 대상에 대한 존중에 가까울까? 설사 가져오겠다 해서 그 ‘이야기’를 100% 들고 올 수 있을까? 만약 아니라면 그것은 거짓된 포장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는 것일까?
얼마 전 개봉한 ‘아무튼 아담’을 보면서 (실존 인물에 대한 존경심은 당연하지 만서도) 영화가 ‘주인공에 대한 존중의 표현’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제목 때문인지 몰라도) ‘아몰랑!!!’스러운 뉘앙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 난 이 영화의 시선이 그런 부분에서 오히려 실존 인물의 삶에 필요 이상으로 들어가지 않겠다는 그런 관용… 똘레랑스라고 표현해야 하나? 그렇게 느꼈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시점 역시도 영화 속에서 묘사된 비주얼 못지않게 지극히 프랑스적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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