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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Oct 29. 2020

영화 #천문 이야기

숏리뷰,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


(브런치 가입 전 SNS에 올린 글을 옮겨 싣습니다)


영실과 세종이 뭔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주는 재미에 포커스를 맞춘 영화인 줄 알았는데 생각한 것보다 느긋한 영화였다. 발견과 발명이 주는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초중반 즘에 끝나고 영화가 집중하는 건 브로맨스...로 표현할 수 있는 두 사람의 끈끈한 정이었던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할 수도 있다. 세종이 업적을 이루어 나가면서도 장영실에 대한 마음이 뜨뜻했으리라 싶은 확신. 그런데 이 영화가 그런 감정으로 두 사람을 몰고 가는데 적절한 배경이 되어 주었는지는 모르겠다. 명색이 포스터에 붙어 있지만 장영실은 영화에서 하는 게 별로 없다. 하긴 신분의 제약이 있으니 역할 면에서는 그렇다고 볼 수 있지만 심지어 스크린에 나오는 비중도 어떤 과정에서는 ‘잊을만하면...’ 수준이다. 영화 중반에 장영실이 ‘이깟 글자 때문에 저를 멀리하셨나이까’하면서 흥칫뿡 하는 장면이 있는데 진짜로 난 세종이 그 시점에서는 장영실이라는 사람에 가진 호기심이 다한 게 맞지 않는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전개에서 두 사람의 케미를 보여주는 부분은 함께 하는 장면들인데 사실 볼 때는 쥐어짜 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두 사람이 함께하는 장면에서 연기부터 차고 넘친다. 그래서 외려 난 이 두 사람의 관계에서 다른 방향으로 소비되기 쉬운 ‘브로맨스’의 향기를 느꼈고 이거 위험한데... 싶은 생각에까지 미쳤다. 특히 이런 과잉 연기는 장영실 역을 맡은 최민식 씨가 심한데 모든 장면에서 힘이 빡! 들어가서 굵은 글자로만 쓰인 수필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투머치 하다고 느끼면서 시니컬해지려 하면서도 혼을 다했다고 표현해야 할지 그런 ‘정성’에 결국 마지막에는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우직한 정공법으로 밀어붙이는 힘이 있달까 지루하고 오글거리는 구석이 있으면서도 보고 나서는 뜨뜻한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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