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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Aug 11. 2020

영화 #언더독 이야기

롱리뷰, 스포일러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


(브런치 가입 전 SNS에 올린 글을 옮겨 싣습니다)


2019년에 한국 영화사 NEW에서 제작, 개봉한 애니메이션이 3개나 된다. 간단하게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세 작품 다 인생영화다!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준수했고 또 각기 개성도 달랐다. 특히 레드 슈즈는 개봉 후 얼마 지나기 않아 장문의 리뷰까지 썼는데 글에서 ‘똑똑한데 마음가지는 않는다’는 표현을 쓴 걸로 기억한다. 아마 그런 표현은 이제부터 이야기할 언더독과의 비교를 위해 나온 건지도 모르겠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언더독의 완성도는 좋다. 특히나 2019년, NEW 이외 한국 제작사들로부터 개봉한 애니들과 비교해본다면 더욱 평가를 후하게 매길 수 있을 것 같다. (당장 여기 올린 신비 아파트의 리뷰 내용을 생각해 봐도…)


하지만 이런 완성도에 더해 반드시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이 영화가 2019년 본 영화를 통틀어서는 두 번째, (1위는 실사판 덤보) 애니 중에서는 가장 많이 나를 울린 영화였다는 점이다. 사람을 감정적으로 엄청 쥐고 흔든다. 덤보 이야기까지 나와서 말인데, 내가 동물 이야기에 좀 약한가 싶기도 하다. 사실 스타일적으로 봤을 때 영화에 사용된 그림의 전반적인 색감이라고 해야 되나 채도가 은근히 진하게 쓰인 느낌이라 이야기가 무겁게 느껴진 부분도 있다. 하긴 대한민국의 유기견을 소재로 하는데 밝은 어조로만 이야기를 할 수는 없으니까…


낙원을 찾아 떠나는 유기견의 이야기인데 개채수가 좀 많다 싶었건만 아니나 다를까 몇 마리는 팀에서 ‘빠지게’ 되고 여기서도 눈물 펑펑 하지만 가장 많이 울었던 부분은 주인공 개의 회상신이었다. 주인집에 입양되었다가 한때나마 사랑받고 결국 버림받기까지의 과정이 다이제스트 플래시백으로 나오는 장면이었는데 거기서는 극장에서 리얼 입틀막 통곡 꺼이꺼이… 관도 다 내렸을 때라서 김해까지 가서 봤는데 주변애 애들이랑 부모님들도 의식하지 않고 폭풍눈물.


스토리적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부분, 이 영화에서 개들이 향해 가는 낙원의 정체는 바로 DMZ(!)라는 점. 와… 레드 슈즈와의 비교를 다시 하자면, 그런 부분이야말로 똑똑하면서도 '마음'까지 사로잡는 설정이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이기에 더욱더... 여기서부터 개들의 여정에 대해 풍부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린다. 개들 각각의 의지와 이들을 방해하는 존재 그리고 결말에 이르는 묘사가 어떤 메시지가 있는지… 하지만 그런 ‘설정 놀음’을 빼고서라도 개들이 무사히 낙원으로 가길 바라는 소망 그 자체를 온전히 에너지로 끌고 가는 사명을 잊지 않는다.


물론 템포로 보았을 때 모든 부분에서 팽팽한 흐름을 지속시키는 영화는 아니다. 다시 말해, 좀 늘어지는 부분도 있고. 하지만 그런 부분들도 등장하는 강아지에 대한 존중이 바탕되어 있으니 결코 무의미하지는 않게 여겨졌다.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재미있는 흐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소재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임을 느꼈다.


박스오피스 이야기를 하자면, 이 영화는 여기 올린 리뷰 중 현 시간 기준 유일하게 '보는게고통' 등급을 받은 ‘신데렐라와 마법반지의 비밀’보다도 낮은 관객을 동원했다. (신데렐라: 30만 / 언더독: 19만) 이 영화가 너무 슬퍼서? 사실 난 영화를 보면서 남자 주인공 성우 연기가 묘하게 대사 들어가는 타이밍이 밀리고 캐릭터에 착 붙지 않길래 전문 성우는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엑소 뭐라고 해서 역시나… NEW가 디즈니처럼은 못되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성우 연기에 대한 '개인적 판단'이기에 캐스팅 담당자의 생각은 달랐을 것이다) 그래도 팬클럽에서 제작비도 일정 부분 보탰다고 하고 막상 박스오피스 결과를 마주하고 보니 앞의 ‘니가 디즈니는 못되는구나?’ 같은 푸념도 사치스러운 게 현실인 것 같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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