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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Aug 07. 2020

영화 #카오산탱고 이야기

숏리뷰, 스포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



일단 요즘 같은 시기에 영화로 먼 나라를 가 볼 수 있으니까 최소한 그것 하나는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봤다. 사실 영화 속에서 방콕의 갬성을 군데군데 엿볼 수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시간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제일 큰 문제는 영화가 너무 ‘길다’ 일단 주인공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부터 딱히 할 게 없다. 그냥 선남(?) 선녀가 외지에서 썸 타는 이야기인데 뭔가 암시하고 싶어 하는 부분은 있지만 남자 쪽은 영화 시작부터 정보를 까발리는 바람에 다 재탕이고 여자 쪽도 빈칸이 듬성듬성 있어 어떤 캐릭터인가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렇기에 대충 여백을 통해 상상하고자 하는 여지를 둔 걸로 이해했다. 근데 문제는 영화 전개 과정 속에서 이 두 캐릭터가 하는 게 너무너무 진부한 현실 연애 같아 ‘보이는’ 짓으로 러닝타임을 잡아먹는다는 점이다. 영화 중반에 남자가 차를 막고 요전에 여자한테 한 짓을 사과하는 신이 있는데 그 신에서는 ‘편집이라는 것을 안 한 건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장면은 하나의 예로서, 이런 늘어지는 행동들로 캐릭터를 채우니 상상의 여지는커녕 있는 정도 다 없어질 판이다. 


심지어 방콕 여행 영상으로서도 그런 늘어짐이 느껴진다. 물론 영화의 배경은 영화의 이치에 맞게 쓰여야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눈뽕이라도 시원하게 시켜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작년에 본 영화였던 ‘도쿄의 밤하늘은 가장 짙은 블루’는 개인적으로 욕을 욕을 퍼부으면서 나왔지만 그래도 믓진 도쿄 이미지 하나는 제대로 챙겨 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방콕 배경 시퀀스는 ‘분량만 많고’ 카메라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다이내믹한 시점이 거의 없다.


본토를 벗어난 곳에서 무작위로 엇갈리는 순간 느낄 수 있는 정제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이 영화에서 주인공 커플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쓰임새’는 오로지 그 ‘순간’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런 낯섦을 영화 속에서 아예 못 느낀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 엄지손가락을 올리기엔 의미 없이 붙어 있는 덩어리가 너무 많다. 대사가 잘 들리지 않고 배경음이 크게 녹음된 만듦새의 기본적인 문제도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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