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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Aug 13. 2020

영화 #오케이마담 이야기

숏리뷰, 예고편에서 나오는 내용이 언급됩니다

영화 포스터



오케이마담! 일단 재미있었다. 이번 연휴 박스오피스를 나눠 가질 것 같은 ‘다만악’과 포지션이 반대인 영화니까 주말 영화관 나들이의 원투펀치로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개그물로서는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이 섞여있다. 사실 영화속 '특정 직업'을 입만 산 나쁜 X으로 묘사하는 것은 (그런 관점이 온당하다는 것을 떠나 영화에 얄팍하게 오려 넣기엔) 레트로 유행에도 끼워 줄 수 없는 낡은 접근이다. 그런 부분에서는 2020년 영화 맞나 싶은 낮 부끄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선빈 캐릭터의 활용 같은, 몇 가지 낡은 구석만으로 얕봤던 관객의 허를 찌르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점도 여렷 지니고 있다.


오히려 영화가 순간적인 집중력을 발휘하는 부분은 엄정화 위주로 벌어지는 액션이다. 좀 더 보여줬으면 하는 부분도 있지만 영화가 추구하는 분위기와 ‘그럴싸함’의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는 ‘히트맨’과 비교하고 싶다. 각각 기혼남녀의 판타지를 충족하는 부분이라던가 영화의 소재도 어느 정도 공유하고. 다만 일대일로 비교하자면 이쪽이 낫다. 일단 개그로서 히트맨은 1/3 정도 먹힌 부분도 있었지만 그를 넘어선 채 밀어붙이면서 ‘이렇게 하면 너네들은 좋다고 웃을 거잖아?? 아니야? 쿠쿡…(중2)’ 웃는 듯한, 막 나가는 부분이 있었다. 반면 여기서는 안 좋은 부분도 최소한 ‘웃기려고 노력은 했구나’ 경계에서 머문다. 액션이야 양적인 부분에서는 히트맨이 풍부하지만 이야기 전체로 봤을 때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이쪽이 좋다. 어쨌건 하이재킹이라는 소재도 한국 영화로서는 참신하게 여겨져 셔 몰입하는데 좀 더 버프 받은 부분도 있고. 주인공의 어필면에서도 영화 속에서 여러 가지로 잘 ‘노는’ 엄정화 배우 쪽의 매력이 더 느껴졌다.


다만 정말 깔끔하고 좋은 코미디 영화랑 비교했을 때 ‘조금만 더…’라는 아쉬움이 든 것도 사실이다. 이 영화에서는 사람들을 몰입시킬만한 이야기의 변곡점이 군데군데 있다. 아마 가장 메인은 초중반에 드러나는 부분일 것 같은데 그러한 상황들에서 ‘조금만 더’ 명확한 대사로 관객에게 전말을 땋 하고 찍어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 개그신에서도 (요즘 인기 유튜버분들이 잘하시는) 웃음이 터지는 타이밍에 땋 끊고 시치미 떼는 날렵함을 ‘조금만 더’ 갖췄더라면 하는 아쉬움, 어쩔 수 없이 밀고 나가는 진부한 시퀀스도 '조금만 더'고민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반대로 생각하면 물이 반 정도 찬 컵 비유처럼, 안 좋은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요건 쫌 더 괘안네’라고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고. 가령, 배정남 배우 같은 경우 영화 속에서 다뤄지는 기본 메커니즘은 올 설날에 개봉한 (정말로 안 좋은 영화였던, ‘배우한테 미안하지 않을까…’ 생각마저 들 정도였던) ‘미스터 주’와 비슷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대접은 이쪽이 더 낫다.


그런 아쉬움이 미련을 두게 만들지만 그래도 오케이 마담은 볼만한, 재미를 갖춘 영화다. 그리고 절대 영화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2020년 대한민국의 한가운데에서 무려 ‘해외여행’과 ‘북한 XXX’를 동시에, 전혀 심각하지 않게 다룬 영화가 개봉한 이 상황이 고오오급 블랙유우머같아 보이기도 하다.



<다섯글자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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