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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Aug 13. 2020

영화 #애니멀크래커 이야기

숏리뷰, 영화 시작 10분 부분까지의 내용 언급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가 다루는 소재를 빗대어 영화를 소개하고 싶은 경우가 한 번씩 있다. 얼마 전에 본 ‘소리꾼’도 그랬는데 이 영화에 대해서도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영화는 서커스를 소재로 하고 있다. 장면 장면마다 구경거리가 있고 막간이 흐르면 다른 재주를 가진 사람이 쇼를 펼친다. 이 영화의 구성이 마치 요런 쇼들을 연달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를 챕터로 나눴을 때, 큰 틀에서 보면 첫 챕터부터 마지막 챕터까지 이야기가 이어지기는 하다. 근데 챕터 안에서 시작하고 챕터가 끝나기 전에 맺어지는 자극들이 신경 쓰인다.


사실 영화 첫 부분에서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질 줄 꿈에도 몰랐다. 영화가 시작한 후에 인트로가 지나고 꿈 많은 소년이 서커스에 로망을~ 어쩌고 할 때 난 당연히 이 소년이 우여곡절 끝에 서커스단을 구하는 내용으로 갈 줄 알았다. 엔딩에서는 첫눈에 반한 여자 친구랑도 이루어지고. 근데 웬걸? 이야기는 수년을 점프하여 두 사람이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았다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그 이후로 이어지는 시퀀스도 흐름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 어떤 장르의 분위기만 풍기다가 이야기 흐름만 남기고 잽싸게 목표를 바꿔 버리는데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신경 많이 쓴 릴레이 소설에 비유하고 싶다.


장면 장면만 보면 어쨌든 진부하지 않게 이어지니까 잔머리를 군데군데 잘 굴린다고 할 수도 있겠다. 간신히 이야기 흐름이 잡히는 후반부에서도 계속해서 예상을 뒤엎는 길로 빠지기 때문에 이야기 자체가 너무 뻔한 의무방어처럼 여겨지는 구석은 별로 없다.


거기에 더해 내가 정말로 이 영화에 서커스라는 비유를 쓰고 싶은 이유는 소재를 대하는 철저히 유희적인 접근이다. 난 이 영화가 다루는 소재를 알아채고 나서 당연히 ‘도덕적’인 방향을 고려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예의상 언급하는 것도 아니고 아예 이 부분은 신경도 안 쓴다. 소재로 벌일 수 있는 쇼를 펼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한 입장이다.


그렇다면 그 쇼의 퀄리티는 어떤가? 역시나 교훈 없는(!) 동물 애니메이션으로서 비교하고 싶은 ‘마이펫의 이중생활 2’를 가져다 대면, 사실 그 정도는 아니다.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보통에서 살짝 아래? 그래도 서커스와 결합된 액션의 동선을 따라가는 재미가 좋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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