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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Aug 24. 2020

영화 #반교디텐션 이야기

숏리뷰, 내용 스포 없으나 영화 구조 이야기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


어느 정도 장소와 설정이 마련된 공포 영화가 한 시간 삼십 분 동안 관객에게 끊임없이 공포 자극을 주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래도 어떤 가능성이 있다면 끝까지 파헤치는 것이 영화를 만드는 분들의 노고인 것이고 그 덕택에 좋은 공포영화도 매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 테다.


하지만 정말로 뽑아낼 부분이 없다면 그냥 거기서 이야기를 끝내는 것도 방법이다. 반교의 포스터를 보면 폐교에 갇힌 채 귀신과 벌어지는 호러영화 같다. 실제 영화의 한 40% 정도까지는 그렇다. 근데 이 뒤로 이어지는 40%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장르도 달라지고…


이야기의 논리로 보자면 확실히 모호함 속에 뭉뚱그리는 작품과는 결이 다르다. 이 영화에 드러나는 괴물의 정체는 아주 명확하게 설명된다. 그게 설명충스러운 방법도 아니다. 장르는 달라지지만 두 번째 40% 파트 자체로 주는 감흥도 만만찮고. (그리고 어쨌거나 공포 영화답게 이쪽 파트에서도 여전히 사람을 소름 끼치게 만드는 공력을 드러낸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명확한 주제 아래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는 영화다. 아마 근래 본 공포영화 중에서는 가장 ‘교훈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가치 있는 내용이고 이를 전개시키기 위해 나아가는 영화의 집중력도 좋았다.


하지만 명쾌하게 설명하고 전달하려는 의도를 드러 내 버리니까 영화의 마지막 20% 부분에서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나서부터는 좀 오글거리는 영역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기도 하다. 감독도 알았을까? 하지만 영화의 태도를 봤을 때 그만큼 주제가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믿었기에 알고도 밀어붙인 것 같다. 반교는 어쨌거나 초중반부 공포로서의 공력과 이야기의 조각을 맞추는 재미를 갖춘 좋은 영화다. 대만 역사를 조금 알아야 되나 싶지만 보편적으로 호소하는 부분이 있으니 치환이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어떤 사람들은 대만에도 이런 ‘좌파 빨갱이’ 영화가 있다니! 라며 분노할 수도 있겠다.


초기 개봉 때는 하루 1회 상영 (것도 심야)이라는 극악의 시간표를 받았지만 오히려 이번 주 들어서 상영 횟수도 늘리고 쿠폰도 뿌리는 등 프로모를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역주행각?)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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