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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J YP Aug 29. 2020

영화 #짱구는못말려극장판 이야기

숏리뷰, 스포 있습니다

영화 포스터


사로잡힌 신부, 그녀를 구하기 위해 결혼식장에 깽판 치러 가는 그녀의 애인. 이번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의 주된 플루트는 익숙한 ‘신부 구출 이야기’를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정말 일말의 어떤…‘그래도 바뀐 부분을 말이 되게~’ 같은 고민 없이 단순하게 성별만 싹 바꾼, 얄팍한 접근에서 짜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짱구 엄마의 어떤 대사는 거의 후까시 이빠이 잡는 느끼남자가 하는 걸 그대로 옮겨 온 것 같게도 보인다. (남자어와 여자어 구분이 엄격한 일본어 본판에서 어떻게 표현했을지가 궁금했다)


근데 그게 그냥 짱구답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원판 짱구가 그렇듯 짧은 호흡으로 시퀀스 안에서 딱딱 웃기고 넘어가는 흐름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을 자극시킨다. 물론 극장판이니까 기술적으로 공을 많이 들인 부분도 있지만 정말 기억에 남거나 재미있게 본 부분은 대개는 의도적으로 프레임을 줄인 연출이라던가 이런 tv시리즈를 주욱 이어 보는 것 같은, 치고 빠지는 흐름에서 나왔다.


오히려 좀 템포가 떨어졌던 점은 감동을 ‘전달’하고 싶어 했던 부분들. 짱구 아빠와 짱구의 사나이~ 어쩌고 하는 부분은 하나도 진지하게 생각이 안됐고 짱구 엄마의 이야기는 마음에 와 닿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 너무나 어떤 보수적인 ‘일본 가정문화’ 안에서 맴도는 부분 때문에 좀 답답하게 느껴졌다. (하긴 그걸 깨면 이 만화를 더 이어 나갈 수가 없겠지만 ㅋㅋ)


전체적으로는 ‘짱구답게!’라는 부분에 대해서 바짝 의식하고 만들어 나간 것 같다. 극장용이니까 좀 더 크고 박력 있게 같은 욕심도 있었을 거고 그걸 표현한 부분도 (볼 때 설마 했는데 실제로 매드 맥스스러운 부분은 의도된 패러디였다고…) 있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대하는 태도에는 장난기가 넘친다. ‘논리적’으로는 짱구 아빠의 ‘협상안’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그 정도로 순순히 이야기를 끝내려 하지 않는다. 영화의 큰 떡밥인 ‘공주’의 정체도 참 짱구스러우면서도 예상치 못함 면에서도 그 정도면 영화적으로 잘 감춘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짱구를 좋아한다면, 역시나 사랑스럽게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짱구 엄마와 인디아나의 ‘워맨스’ 같은, 요즘 물건 같은 요소도 갖추고 있고 첫 문단에서 언급했지만, 아주 얄팍하게 뒤집은 플루트이긴 한데 오히려 이걸 어떻게 수정하려는 게 아니라 그 얄팍함으로 밀고 나가는 영화의 태도도 시원시원하고 그런 경파함이 부담 없이 좋게 느껴졌다.



<다섯글자 느낌>

보는게고통 / 허접합니다 / 기본만한다 / 무난하네요 / 양호합니다 / 아주좋아요 / 내인생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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