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하는 것은 가끔 무척 고되고 힘들게 느껴진다. 나는 힘이 쪽 빠져서 땅으로 꺼진다. 그러나 늘상 반복되는 수업이 고되지만 여전히 신선하고 즐거운 이유는, 나도 모르게 쏟을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지속적으로 춤으로 충만해지고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춤으로 다시 채워넣고 일어서는 것이다. 혼자 춤추는 나만의 시공간, 그 은밀하고도 풍요로운 세계속에서 나는 깊은 만족감과 충만감에 푹 잠긴다. 춤은 하면 할수록 더 깊어지고 계속 새로워지는 것이다.
'하아... 역시 이만한게 없지. 살 것 같네.'
춤을 추는 것으로써 내가 춤을 사랑한다는 사실, 내 속 깊은 곳에 우뚝 있었던 진실을 다시 확인받는다. 이 과정이 없다면 수업은 그야말로, 이 무자비한 자본주의 야생의 세계에 내몰려 어쩔 수 없이 반복해야만 하는 의무가 될 것이다. 로봇처럼 수업만 하고 스스로 연습을 지속하여 채워 넣지 않으면 고갈된다. 어느샌가 좋아하던 첫 마음, 그 소중한 마음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어 버린다. 내가 이것을 과연 좋아하기는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의문도 들게 될 것이고, 결국 회의감에 빠질 것이다.
나는 생계형으로 춤수업을 한다. 그렇다. 생계형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 비록 생계형이지만 나는 나 자신으로 진실하게 수업하고 싶다. 생계형이지만 생계 때문에 춤을 사랑하는 마음을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잃게 되는 상황으로 나 자신을 내몰고 싶지 않다. 수업을 통해서, 내가 경험했던 나만의 사적이고 다이나믹한 춤의 세계, 내 삶과 존재를 충만하게 세워주는 춤, 이 소중하고 무한한 춤을 타자와 함께 나누고 싶다. 춤이 내게 그랬듯이, 타자에게도 존재의 진동과 울림, 자유, 영감, 떨림, 확장과 상승이 되리라 희망한다. 돌처럼 진실하게 나 자신이 되는 것.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나는 기꺼이 경쾌한 안내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