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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움직이기 Jun 26. 2024

춤_ 수련, 훈련에 관하여.


간단히 말하자면 춤은 자기 자신을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야말로 아무 속박이나 제한없이 마음껏, 자유롭게. 춤이라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마음껏 자유롭게 움직이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대체 배움이고 갈고닦음이고 수련이 무슨 의미가 있나? 오히려 자신의 진실성을 훼손하고, 인위적인 틀과 형식으로 자신을 꽉꽉 채워넣으며 자신의 내적자유를 제한하는 꼴이 되는 게 아닌가? 정말 과연 그럴까?



'자유'라는 개념이 말그대로 아무 얽매임과 속박없이, 그야말로 상황이 어떻든간에 타자가 어떻든간에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고 표현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자유에 대한 너무도 누추하고 비루하며 얕은 수준의 이해와 설명이 될 것이다. 외부 맥락도 없고, 다른 사람도 없고 오로지 자기밖에 없는 자유. 자신의 욕구분출에만 온통 머물러 있는 어린 아이의 정신적/물리적 태도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뭐가 됐든 자기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을 '자유'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자유를 빙자한 방종, 혹은 무분별한 배설에 가깝지 않을까? 절제와 조절없는 '자유'를 진짜 자유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면 언제 어느때든 마음껏 내지를 수 있는 게 '자유'일까?



나는 이런 부분에서 수련과 쌓음에 대한 의미를 바라본다. 진정한 자유는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쾌감'은 아니다. 쾌감을 한참 넘어서 위에 있다. 진정으로 자유롭기 위해서 그래서 오히려 쌓고 갈고 닦는 수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쌓고 쌓은 다음에 없애버리고 해체하면서 그 간극을 종횡무진 누비며 다채롭게 변용하고 변주하는 것이다. 어떤 뷴야에서든 지속 반복적으로 쌓는 훈련, 수련의 과정 없이는 방종이나 배설, 혹은 얕은 유희 수준을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진정 자유로운 경지에 들어갈 수 없다. 뭔가 '갑자기' '순간적으로' 영험한 영감을 받고, 통찰을 얻었다고 말하는 예술가에게도 그 순간은 절대로 가볍고 갑작스러운 단 한 순간이 아니었을 것이다. 두터운 수련 위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지적 도약, 비약이었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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