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실크로드> 두 번째 북토크를 마치고_3

by 움직이기


"움직임 미니특강을 준비했습니다!"

어? 갑자기 벌떡 일어난 두 분 앞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순식간에 벌어지는 속에서 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북토크에 오신 분들이 움직이고 싶어하진 않으시겠지, 춤추자고 하면 부담스러운 표정을 얼굴에 역력히 드러내시고서는 미적지근한 반응만 쏟아내시겠지 라고 생각했던 나의 모든 염려와 걱정은 순전히 나만의 머릿속 상이었던 것이다.

본격적인 특강이 시작되기도 전에, 대뜸 일어서서 움직일 준비로 무장된 기운을 풍기시는 청중분들 앞에서 내 생각의 편협성을 또다시 깨달았다. 이 상황의 벌어짐 전에 있었던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그분들은 마치 지금 이 기회만을, 이 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춤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뭐지...? 앞전의 나의 즉흥 몸부림때문에 마음이 조금 열리신 건가? 아니면 나의 진실성이 상황의 흐름속에서 조금이라도 전달된 건가? 아니면 원래 이분들 속에 잠재되어 있던 본능적 야성이 일깨워진 것인가? 아니면 이 모든 원인들의 조합인건가? 어리둥절함 속에서 안도감과 감사함이 교차하는 인지부조화 상태. 분명한 것은 내 생각보다도 훨씬 더 청중분들은 활짝 열려있었고, 내 생각보다도 훨씬 더 청중분들은 춤추길 원했다는 것이다.

"그럼 다 같이 일어서서 …"

어? 어? 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모든 청중분들이 순식간에 일어난 상태가 되었다. '자, 렛츠고!' 손끝을 붓끝이라고 생각하고 팔을 좌우로 또는 위아래로 그리듯이 움직이는 동작을 함께 실행해보았다. 둥둥대는 음악이 흘러가는 속에 다들 각자 계신 곳에서 신명나게 열성적으로 팔을 좌우로, 위아래로 움직이는 청중분들의 모습이 함께 춤추던 내 시야에 흔들거리듯 들어왔다. 안그래도 건조하고 더운 실내공기는 금세 열기로 한층 더 뜨거워진 느낌이었다. 온 몸은 데일 듯 뜨거웠고, 땀은 두 뺨을 타고 떡끝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준비해 온 짧고 간결하지만, 약간은 파워풀한 스타일의 연결동작을 알려드렸는데, 금세 너무 잘 따라하셔서 깜짝 놀랐다. 음악을 틀고 동작을 음악에 여러번 맞춰보며 함께 춤을 추었다. 음악에 맞추고 잠깐 쉬는 사이사이에 "어우!" "오!" "덥다!" "순간적으로 확 뜨겁네!" 등등의 다채로운 감탄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너무 잘하신다고 내기 말씀드리니까 한 청중분은 흥분을 억누르지 못하시고 그 자리에서 턴을 휘리릭 하고 도셨다. 덩달아 나도 신이 났다. 긴장되었던 마음은 한층 더 풀어져 있었다. 그렇게 뛰듯이 흔들듯이 놀듯이 연결동작을 반복하고 반복하면서 춤추었다.


다음편에 계속...

그래서, 실크로드/ 춤, 마흔, 우즈베키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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