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2월 소그룹 기초반이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 10월부터 연이어 전개된 책 퇴고작업, 책 출간, 북토크 행사로 심리적 정신적 에너지 소진이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 아닌데, 수업준비하랴 출간관련 행사하랴 사람들 만나랴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기운을 많이 끌어다 써버렸다. 특히 출간관련 행사로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세상 드물었던 두통이 여러번 찾아왔고, 귀에 염증도 두어차례 났다. 계엄으로 어지러웠던 12월 초중순에는 윤대통령과 김여사가 나오는, 내용은 기억 안나고 그저 시달리듯 시끄럽고 혼란스럽고 사나운 분위기만 기억나는 꿈도 꾸었다. (대통령과 영부인이 내 꿈에 출연한 것은 내 역사에 희대의 사건이었다) 정서가 불안하면 손톱주변의 살을 (피가 나도록;) 쥐어뜯는 경향이 있는데, 두껍고 뻘겋게 부어오른 내 손가락을 보아하니, 에너지 부족사태가 맞다.
이번 11월 12월 소그룹 수업할 때에는,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수업을 간신히 마치고 평소보다 더 많이 다운된 날들이 몇 번 있었다. 시범을 하면서도 수강생분들이 잘 들을 수 있게 카운트나 소리를 명확하고 시원하게 잘 내야하는데, 쥐어짜고 짜는데도 기운이 잘 나지 않았던 그런 어떤 날들이 있었다. 그래도 꼬박꼬박 수업에 오시는 수강생분들의 모습, 시간 앞뒤로 질문을 들고 오시는 모습, 서로들 작품순서를 묻고 연습하시는 모습, 앞에서 말로 표현은 안하시지만, 열성적으로 춤추고 (대부분, 은밀히) 기뻐하시는 수강생분들의 모습은 마치 뜨거운 미역죽같이 내 기운을 펄펄 살리는 것이었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어찌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 수업에 예민한 편이다. 그저 툭툭 하는 것 같지만, 수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중간에 작은 순서 순서들까지 어떡하면 중심과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너무 어렵지 않게 즐겁게 지속적으로 춤을 경험하며 쌓아갈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을까 사실 많이 고민한다. 어떡하면 그때 그때 수강생분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수업의 분위기와 에너지를 잘 파악해서 전체 흐름을 부드럽고도 밀도있게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또한 무척 많이 신경쓴다. 무덤덤하고 무심한 부분들이 내 안에 많은데 수업에는 좀 예민하고 섬세한 편이다. 그래서 수업을 한번 할 때마다 신체적 심리적 에너지의 부담과 소비가 큰 편이다. 오래도록 마음껏 춤추고 수업하려면 이 부분은 좀 대책방안을 강구해봐야 할 것 같다. 겨울의 시기동안 요양하고 채워넣으면서 말이다. 새 영감과 새 기운이 봄 새싹처럼 톡톡 내게 돋아나리라 믿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