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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와 고유 May 22. 2023

현대무용은 난해하고 추상적이다?





흔히들 현대무용하면, 뭔가 멋있긴 하지만 난해하고 추상적이다라고들 한다. 맞는 말같다. 단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다. 단순하고 직접적인 표현, 즉각적이며 일차원적인 표현, 가볍고 얄팍한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소화하려면 진득히 바라보고 생각해야 한다. 수고스럽다. 눈을 정신없이 단숨에 사로잡는 춤이면 좋겠는데, 쉽고 빠르게 읽혀지고 해석되는 춤이면 좋겠는데 말이다.


  


현대무용/움직임은 내 진짜 목소리를 찾고 찾아서 몸으로 끄집어내 보려는 버둥거림이다. 협곡같이 깊고 광대한 한 인간의 내면세계에서 예민하게 포착된 고유하고 은밀한, 혹은 복잡미묘하거나 오묘한 감각, 감정, 생각들을 몸으로 그려보려는 시도다. 이 인간 내면세계라는 성질자체가 칼로 자르듯 단순명쾌하게 가볍게 혹은 일차원적으로 손쉽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현대무용/움직임은 추상적이고 난해한 형태를 띠고 외부로 드러나게 된다.




세상 난해해 보임ㅎㅎ;;




어린 아이의 표현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직 내면세계가 온전히 발달하지 못한 어린 아이는 웃거나 울거나 혹은 아주 간단한 단어로만 자신의 세계를 표현할 뿐이다. 표현은 일차원적이고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곧 인간은 성장한다. 정신세계가 확장되고 깊어진다. 깊고 신비스럽고 은밀힐 내면세계를 갖게 된다. 내적세계에 대한 외부로의 발현은 이제 어린 아이의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에 올라서게 된다. 단순히 좋다 싫다 예쁘다 이런 간편한 말로는 내면의 진실이나 실제활동을 표현하기에 부족하게 된다. 하나의 감정과 생각도 제각기 크기, 무게와 질감이 미묘하게 다르게 되고 , 두 세가지가 안에서 뒤엉키고 중첩되며 복잡해진다. 사람마다 이러한 고유하고 역동적인 내면활동이 일어나는 양상이 다 다르다.  우리는 내면 저 깊고 신비한 곳에 있는 고유한 내 말 ,진실한 내 목소리를 발견해서 끄집어내고 싶다. 몸짓으로 표현하고 싶다. 누구나 생각없이 쉽게 할 수 있는 말, 눈만 정신없이 휘어잡는 소란스럽고 화려한 몸짓, 겉만 핥아대는 얄팍하고 가벼운 몸짓, 그런 것 말고.   




비록 단숨에 이해하기 어려운 형태를 품고 외부에 드러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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