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춤을 출 때, 동작을 보고 감각적으로, 동물적으로 최대한 비슷하게 따라하면서 움직임을 익힙니다.
형태의 모방, 흉내내기는 움직임에 있어서 매우 기본적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아주 희한하게도, 형태를 비슷하게 흉내내는데 소위말해 '간지' '혹은 느낌'이라는 것이 안나는 겁니다.
아니, 분명히 같은 동작을 수행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분명히 외부에 형태로 드러나는 모양은 같은데 말이죠.
같은 동작인데 무게감과 부피감이 없이 마냥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유기적인 연결이나 힘같은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거나 하죠.
저는 지금 신체트레이닝 정도에 따른 차이를 배제하고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또한 충동이나 원인 등 움직임의 내적인 표현요소도 배제하고서 이야가하는 겁니다. 말그대로 '동작수행' 만을 놓고 봤을때, 그 뭔가 딱 끄집어 말할 수 없는 것. 그 2퍼센트 부족한, 허한 느낌을 말하는 겁니다.
아니 대체 왜 이러는걸까요?
동작을 원리, 에너지 차원이 아니라, 이미지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순간 이미지를 딱 찍어대듯, 형태 A자체 , 형태 B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궤적과 흐름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에 드러난 형태와 이미지를 보기 때문입니다.
형태 A 와 형태 B 자체보다, 형태 A 와 형태 B 사이의 길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말이죠.
형태 자체보다 형태들 사이가 의미가 있는 것인데 말이죠.
움직임의 전체적인 길, 궤적, 흐름. 그리고 그 길에 들어서려는 몸쓰기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거울에 보이는 몸의 외부 형태 말고, 내 몸쓰기를 가만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즉, 몸을 어떻게 써서 저 흐름에 들어서는지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원리에 대한 감각적 혹은 의식적 질문과 이해가 없는 움직임은 가벼운 껍데기, 진짜의 힘이 없는 허상, 일차원적 이미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