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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와 고유 May 26. 2023

[나의현대무용이야기] 레슨후, 말간얼굴을 보는 것




그동안 갈증이 심했나보다. 스펀지처럼 쭉쭉 받아들이며 쑥쑥 자라나고 있는 친구다. 아니 어디서 또 이런 보석같은 친구가 나타나버렸다.

이 친구를 보면 너무나 좋아하는 무언가가 속에 감춰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가 있다. 나도 저 나이때 열병을 앓는 사람처럼 뜨겁게, 맹목적으로 춤을 좋아했던 것 같다. 불나방이었다고 하면 어느정도 들어맞는 표현이 될 것 같다. 이렇게 하면 될까 저렇게 하면 될까 어떻게 하면 될까 춤을 찾아 배움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녔었다. 잘하고 싶어서. 발전하고 싶어서.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순수함과 열정은 다른 색깔로, 다른 방식과 차원으로 변모해 갔지만 말이다. 세상 움직이기 싫어 어째저째 하다가도, 한다 안한다 하다가도, 그만해 못해먹겠어 하다가도, 또 여전히 몸을 흔들어재끼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또 몸과 정신이 좋다고 세상 날으는거다. 좋아싫어좋아싫어 하면서 그래도 또 좋다고 그런다 ㅎㅎ




이 친구가 이렇게 1년, 3년 부단히 해가면서 또 얼마나 개성있고 깊이있는 춤꾼으로 서서히 세워져갈지 매우 궁금하다. 옆에서 열심히 물을 퍼다 길러 살뜰하게 부어줘야지. 이 친구의 앞으로의 여정을 옆에서 아주 흥미롭게 관찰하면서 말이다.

레슨 후, 한바탕 움직임으로 한껏 상기된 말간얼굴. 그 말간얼굴로 성큼성큼 연습실을 걸어나서는 이 친구의 모습을 보는게 오늘, 그렇게도 내 마음을 꽉 사로잡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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