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뉴욕행 비행기에서 기내 와이파이로 적은 글
이 글은 2019년 1월 아시아나항공 A380 기내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도중 태평양 근처에서 작성되었다..
1. 기내 와이파이 소개
비행기에서 전자기기의 사용, 특히 무선 통신을 하는 것은 오랫동안 금지되어왔다. 그 이유는 휴대폰의 무수한 전파가 비행기의 오작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물론 모든 전자기기의 전파가 항공기의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1960년대에 행정편의를 위하여 법적으로 전자기기의 사용을 금지했다.
현재까지도 비행기의 이착륙 시에는 전자기기의 사용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항공기가 이착륙되는 순간에는 기내의 모든 부품이 가동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대폰의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단순 통신 기능을 넘어선 전자기기가 되었다.
Windows CE 계열의 PDA가 최초로 ‘에어플레인 모드’를 탑재한 이후, iOS 4 업데이트에서 아이폰은 에어플레인 모드 기능을 추가했다. 아이폰의 모든 네트워크 통신을 차단하는 옵션을 ‘비행기 모드’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후 스마트폰에서의 ‘비행기 모드’ 장착은 필수가 되었다.
장기간 비행에서 소비자가 전자기기를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는 계속 늘어났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생산된 비행기의 경우 (2005년 에어버스 A380이 대표적) 이착륙을 제외한 일반 운행에서 전자기기의 원활한 사용 및 통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따라서 최신 항공기가 스마트폰 따위에 의해 기계 오작동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고, 2013년 미국 연방항공청은 휴대용 전자기기의 항공기 사용제한을 (이착륙을 제외하고) 완전히 해제하였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기내 Wi-Fi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업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주로 인공위성 기반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항공기의 관제통신 SI를 제공하는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실 2006년에 미국 보잉사가 GSM 방식 로밍 및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추진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국내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이 발주하였으나 당시에 여러 가지 기술적 한계로 인하여 서비스가 중단되었던 바가 있다.
2.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 방식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방식에는 크게 지대공 방식(Air-To-Ground)과 위성 방식(satellite-based)이 있다. 전자는 비행기 기체 바닥에 안테나를 설치해서 육지의 기지국으로부터 신호를 받는 형태이다. 지대공 방식의 대표적인 기술표준인 ATG-4는 최대 9.4 Mbps의 속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자는 비행기 기체 상단에 위성안테나를 설치하고 지상의 인터넷 기지국에 연결된 위성과 통신하는 형태이다. 현재까지 4~16 Ghz 대역을 지원하는 Ku 밴드에서 모바일 위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상용화되어 있다. 위성 방식의 Ku 밴드가 시장에서 일반적이다.
3. 기내 와이파이 산업 동향 분석
기내 와이파이 산업은 기존의 항공기 관제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던 Gogo사와 Panasonic Aero, Row, OnAir가 각각 차지하고 있다. T-Mobile도 사업 서비스를 JAL에 제공 중이다. PMR에 따르면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으로 대략 2,110만 달러 내외이다. 항공사로는 델타와 유나이티드 항공이 가장 많은 노선에서 기내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루프트한자가 2014년 최초로 장거리 노선에 기내 와이파이 사업을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아시아나항공 (A250 및 A280 위주의 미주노선) 및 2018년 대한항공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Panasonic Aero의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ogo사는 Aircell이라는 회사의 지분율 자회사이다. Ku 밴드를 바탕으로 구축한 ‘에어셀 네트워크’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델타와 유나이티드 항공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Panasonic Aero도 Ku 밴드를 활용하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특징으로는 GSM 로밍과 기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내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시청 기기 및 콘텐츠 제공 사업을 Panasonic Aero의 본래 사업영역이었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각 업체들은 은 서로 위성을 발사해 쏘아 올리며 네트워크 광역폭을 확대하는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의 저가항공사인 Jetblue는 장시간 비행이 필요한 노선의 경우 기내 와이파이를 통해 Video-on-Demand 서비스를 기내에서 운용하고 있다. 저가항공사인 만큼 VOD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모니터를 기내에 설치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터. 그러니까 기내 와이파이로 알아서 승객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기내 와이파이가 VOD 서비스와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매우 저렴한 가격 (몇 천 원 대)에 기내 인터넷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어떻게 가능한 지 조금 더 찾아봐야 할 듯. 아무래도 미국 큰 땅을 오가는 노선은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방법을 쓰지 않고 땅 위와 직접 통신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모양인데 더 알아보도록 하겠다.
덧붙여
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2019년 9월 에어버스는 기내 커넥티드 경험(Aircraft Connected Experience)를 런칭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용자의 기내외 탑승 데이터를 수집하여 자사 클라우드에 업로드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데이터는 항공사에 판매된다.
사실 고객들이 Star Alliance와 같은 항공연합에서 항공사 마일리지만 교환된다면 여러 항공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에어버스가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보유할 수 있다면 큰 메리트가 될 수 있어 보인다.
항공기 사업은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시장 마냥 항공사가 통신사처럼 협상력을 잃을 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 분야는 항공사 별로 연합이 잘 되어 있다는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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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내 Wi-Fi 서비스 동향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https://www.kisdi.re.kr/kisdi/common/premium?file=1%7C14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