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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Aug 07. 2023

[ 육아일기 ] 산후 우울증이 오는 이유를 생각해 보다

문득 느끼게 된 ‘아내’들이 산후 우울증이 오는 이유

D+28일, 방콕이가 세상에 나온 지도 꽤 지났다. 그리고 방콕이가 집으로 온 지 10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방콕이가 오고 난 뒤, 난 방콕이 방에서 잠을 청했고 3시간마다 한 번씩 기저귀를 갈아주고 분유를 먹이고 있다. 마치 군생활을 하던 시절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랄까? 중간에 잠을 깨다 보니 아무래도 피곤함이 몰려온다. 그리고 아내는 새벽 3시면 일어나 방콕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둘 다 눈이 퀭해지고 피로가 쌓여 있다.






오늘은 12시까지 방콕이 방 청소와 밥먹이기, 그리고 우리가 먹을 식사를 완료하고 방콕이가 자는 시간을 이용해 TV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 피곤함에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내가 자고 있는 사이 아내는 방콕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있었고 1시간 뒤 졸린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깬 나는 마음이 아팠다.


눈을 뜬 순간, 아내는 방콕이를 안은 체 앉은 상태로 잠들어 있었고 방콕이도 엄마에게 푹 안겨 잠을 자고 있었다. 엄마 껌빡지가 돼버린 방콕이와 우는 아이를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쪽잠을 청하는 아내의 모습에 마음 한 구석에서

‘찡’함이 울렸다.





흔히들 출산 후 아내들에게 산후우울증이 많이 온다고 한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오늘 본 아내의 모습이 지속된다면 충분히 산후 우울증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의 피로와 함께 가중되는 스트레스, 산후우울증이 안 오는 게 더 이상할 것 같다.


여기서 남편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첫 번째, 법적으로 허용되는 출산휴가(10일)는 무조건 아내가 산후조리원에서 나오는 날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내와 남편이 함께하는 2주가량의 육아를 통해 아내가 조금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남편도 아내의 힘듦을 알고 출산휴가 이후 빠르게 퇴근 후 집으로 올 수 있게 할 수 있다.


두 번째, 아내가 원하는 것을 미리 해놓아야 한다. 육아를 하다 보면 집안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남편이 아내의 의중을 미리 파악하여 설거지, 분리수거, 식사 준비 등은 해놓는 게 좋다.





흔히들 육아는 ‘엄마가 전담’한다던지, ‘남편이 많이 도와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이 말들에 반대한다. 육아는 남편과 아내가 공동으로 하는 것이지, 누군가가 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나’의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남편들이라면 아내의

산후우울증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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