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9 회사 선배의 조언과 공감
모유수유를 마친 아내의 피곤한 모습을 보며 회사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문돌이 안전관리자, 아기가 태어나고 난 뒤 모든 사람들은 아기에게 관심을 가질 거야. 그럴 때일수록 문돌이 안전관리자는 아내에게 더 잘해줘야 해, 그리고 아내는 출산 후 몸의 변화가 많아서 우울해 할 수 있으니까 그 부분도 신경 써야 해.”
“네, 전 언제나 1순위가 아내니까, 꼭 신경 쓰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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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내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했지만, 육아를 시작하고는 모든 중심이 방콕이한테 돌아가고 있었다. 순간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 내가 바보 같았다.
미안한 마음에 괜히 말을 걸어본다.
“여보, 배는 좀 어때? 아직 아파?”
“좀 많이 나아졌는데 가슴이 좀 아프네.”
“그래? 젖몸살이 온다더니 진짜 그런가 보네. 안 아프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한 번씩 가슴마사지받으러 조리원에 가면 될 것 같아.”
“그래 그래 조리원에 가서 가슴마사지는 필수로 받아. 아 참 그리고 배에 튼 살은 거의 안 보이는데 그래도 오빠가 튼살크림 발라줄게.”
“임산부 때 오빠가 매일 발라줘서 거의 없는 거야ㅋㅋ, 자랑하고 싶어서 그런 이야기하냐?.”
“아니 아니 그래도 계속 바르면 좀 더 좋을까 싶어서 그렇지. 자랑하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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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단하지만 진심이 담긴 말로 아내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사실,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 자체는 굉장히 좋은 것이지만 그걸 표현하기 쉽지 않다. 특히 ‘나’처럼 무뚝뚝한 경상도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하지만 출산을 하고 몸의 많은 변화가 있는 아내에게는 더 많은 표현을 해야 한다. 그 작은 표현 하나로 30년 이상 편할 수 있다. 그러니, 표현하자!
이렇게 아이를 보고 있자니, 문득 부모님이 생각났다. 나를 위해 이렇게 잠까지 포기하고 고생하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난 너무 불효자였구나 싶다.
참 생각해 보니 내가 잘해야 할 사람이 너무 많음을 느꼈다. 그러고 난 그래도 많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구나 싶다. 받은 사랑 베풀 수 있도록 해야겠다.
언제 깰지 모르는 방콕이가 자는 깊은 밤, 괜히 센치해져서 육아일기를 빙자한 두서없는 ‘나’의 생각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