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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Aug 13. 2023

[ 육아일기 ] 출산휴가 후 첫 출근, 쉽지 않은 일

D+33 초보엄빠의 같은 시간 다른 하루, 그리고 시작된 고민

2주간의 출산휴가를 마친 뒤 출근을 했다. 감사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반겨줬고 밀린 업무도 열심히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전 10시 업무를 한 지 3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졸음이 몰려온다. 버티려 노력하지만 집중력이 저하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렇게 힘들게 점심시간을 맞이하고 1시간가량 잠을 청하려 했지만 눈치 없는 몸뚱아리는 배고픔에 더 강한 끌림을 느꼈다. 그렇게 점심을 먹은 후 오후 근무를 시작한다.


눈에는 아내와 방콕이가 아른거렸고 졸음은 졸음대로 밀려온다. 그렇게 목표로 한 업무를 다 마치지도 못한 채 퇴근을 한다.


집으로 들어오며, 잘 버텨준 나 자신에게 셀프로 칭찬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행복한 집에 들어오니, 아내는 지칠 대로 지쳐있고, 방콕이는 엄마 껌딱지가 되었다. 서둘러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을 씻고 방콕이를 안아본다. 이 녀석은 또 엄마랑 같이 있었다고 아빠를 까먹었나 보다.


그렇게 내가 방콕이를 보는 동안 아내는 저녁을 준비한다. 예전엔 오붓하게 저녁을 먹었겠지만 지금은 전쟁이다. 같이 대화를 하기는커녕 따로따로 밥을 마신다.


식사를 마친 뒤, 아내의 주도하에 방콕이의 목욕을 시작한다. 구석구석 깨끗이 씻기고 로션을 발라준다. 그리고 새 옷을 입힌 뒤 침실로 향한다.





이렇게 엄빠의 같은 시간 다른 하루가 끝나간다. 엄빠는 같은 시간 속 다른 하루를 보냈다. 엄마는 하루종일 방콕이와 씨름하며 육체적으로 지쳤고 아빠는 회사에서 치열한 시간을 보내며 정신적으로 지쳤다.


육아휴직, 써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하루다. 지금 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게 가족에게 정말 맞는지 모르겠다. 내 욕심에 혹여나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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