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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Aug 21. 2023

[ 육아일기 ] 적응하는 아기, 그렇지 못한 아빠

D+40 여느 날과 다름없는 날, 아직 피로함에 적응 못하다

금요일 저녁, 직장인에게 금요일이란? 휴일을 맞이하기 전 왠지 기분 좋은 밤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방콕이와 밤을 보낸다.


오후 6시 육아 출근 완료! 아내가 차려 준 밥을 마신 뒤 재빨리 목욕물을 받는다. 그리고 방콕이를 들쳐 안은 채 머리를 감긴다. 역시나 울음을 터트린다. 능숙함을 선보이려 했으나 쉽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목욕을 마치고 로션을 바른 뒤 분유를 먹인다.


“(토닥 토닥) 방콕아 빨리 트림을 하거라, 그리고 빠르게 잠을 청해야지, 지금은 자는 시간이란다.”


대답 없는 아이에게 나의 바람을 이야기한다. 그렇게 중얼거리기 10분이 지났나? 눈을 감고 있는 아이를 침대에 눕힌다. 역시 자는 시간이 일정해서 그런지 이제 밤에 재우는 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잠깐의 자유시간,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 방콕이 이놈 덕분에 각방 생활을 한 지도 벌써 1개월이 지나간다.


자는 방콕이를 바라보며, 나의 피곤한 몸뚱아리를 눕힌다. 아니나 다를까, 잠이 오지 않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내가 예민한 탓인가? 이른 시간 잠을 청하는 게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길 2시간, 방콕이는 울음을 터트린다. 재빨리 기저귀를 갈아주고 준비해 둔 분유를 먹인다. 그리고 트림을 시킨다. 잠시 안아주다가 자는 모습을 확인하고 침대에 눕힌다.


한바탕 소동이 끝난 뒤 내 눈은 감기기 시작했고 12시경 잠이 든다. 내가 잠을 잔다는 걸 인식하며 깊은 잠에 빠지기 직전 다시 방콕이는 울음을 터트리고 난 문제를 해결한다.


이렇게 자고 깨고를 반복하다 보니, 피로가 더 쌓인다. 그러면 안 되지만 새벽이 되면 가끔 짜증까지 난다. 단지 피로하기 때문에..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아내와 교대를 한다.





잠을 자기 위한 버튼이 있었으면 좋겠다. 잠귀가 밝고 예민해서 그런지 거의 잠을 자지 못한다. 그에 반해 방콕이는 저녁에 잠을 자야 한다는 걸 아는지 기가 막히게 적응을 완료했다. ‘나’의 과제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이렇게 또 피로한 하루를 흘러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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