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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Aug 25. 2023

[ 육아일기 ] 부업하는 아빠, 독박쓰는 엄마

D+44, 방콕이의 징징거림, 육아 난이도가 더 상승하다

나에게 오늘은 정말 바쁜 날이다. 방콕이가 태어나기 전, 좋은 제안을 받아 시작하게 된 멘토링이 아내에겐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저녁 여섯 시, 아내가 먹고 싶어 하는 케이크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니 방콕이는 징징거리고 있었고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내려온 아내는 방콕이를 나에게 넘긴다.


“우쭈쭈 우쭈쭈, 방콕아 아빠야! 하늘에서 어쩜 이렇게 이쁜 천사가 내려왔을까?”


혼자 말을 하며,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그러다 아내를 쳐다보니 아내는 소파에 널브러져 있다.





10분이나 지났나? 아내는 몸을 일으켜 식사 준비를 한다. 나는 방콕이를 계속 달래며 목욕시킬 준비를 한다. 역시 난이도가 높아지고 손목의 무리는 더 심해진다.


아내가 낮동안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온다.


그렇게 목욕을 가뿐하게 마친 뒤 분유를 먹이기 시작한다. 이 녀석은 이제 저녁에 적응이라도 된 듯 열심히 분유를 마시며 슬 슬 잠을 자기 시작한다.


“쎄근 쎄근~ 아이의 숨소리가 들리고, 드디어 둘만의 시간이 다가온다.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치고 급히 온라인 zoom을 켜고 멘토링을 진행한다.


1시간 뒤, 멘토링이 끝난 뒤 거실로 향했을 때, 아내는 아까와 같이 소파에 널브러져 부족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이내 나의 발걸음에 잠에서 깨어 살포시 웃으며 말한다.


“오빠 이거 복숭아 먹어, 한 조각 남겼어.”

“어, 고마워ㅋㅋㅋ 그냥 다 먹지 왜 남겼어.”

“맛있어서 오빠도 먹으면 좋겠어서ㅋㅋ.”

“고마워 맛있게 먹을게.”


피곤하고 배고픈 와중에 남편을 챙긴다. 괜히 심장이 찌릿하다. 지쳐가는 아내의 모습과 육아 난이도가 높아지는 방콕이를 바라보니 많은 생각에 잠긴다. 그렇게 15분 정도 가만히 앉아 멍하니 TV만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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