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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 Aug 28. 2023

[ 육아일기 ] 역사적인 첫 발, 방콕이와 첫 외출

D+48, 8년 차 3인가족의 동네 한 바퀴 뭉클한 하루

어느 무더운 여름날, 집 안의 에어컨에 의지한 채 49일 된 아기를 돌보며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 저녁이 다가오고 갑작스레 아내가 한 마디 한다.


“오빠, 방콕이랑 잠깐 동네 앞에 갔다 올까?”

“엇?? 진짜 그래도 돼? 100일 전까지 안되지 않아?”

“아, 보건소에서 왔었는데 30일 지나면 된데, 근데 더워서 나가는 게 좀 그랬는데, 저녁엔 시원해서 이제는.”

“오 그럼 잠시 나갔다 오자.”

.

.

.


그렇게 아내의 몸에 아기띠를 장착하고 방콕이와 한 몸으로 만든 뒤, 길을 나선다.





집 밖으로 발을 내디딘 순간, 방콕이는 눈을 찡그렸다. 첫 바깥세상을 마주하기에 바깥은 눈이 부셨나 보다. 이내 큰 눈망울을 이리저리 돌리며,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녀석은 역시 아빠를 닮은 게 틀림없다. 바깥을 이렇게나 좋아하다니, 처음엔 그냥 집 바로 앞까지만 가려했지만, 아이의 긍정적인 행동에, 근처를 걸어보기로 한다.


세상 앞으로 나아가는 걸음이 신기하지만 아직은 무서운 지 조금은 경직되어 있긴 한 것 같았지만 그래도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했다.





“방콕아, 너의 생애 첫 외출 정말 축하한다. 호기심과 조금은 떨리는 표정은 잊을 수 없단다. 이제 첫걸음을 잘 시작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걸음도 정말 많을 거야, 아빠는 그 모든 순간을 너의 뒤에서 응원하며 지켜줄 거란다.”


“그러니, 첫 외출의 순간처럼 삶을 살아가면서 항상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향해 조금은 힘들지라도, 반듯하고 올바르게 나아가길 기대할게.”


어느 멋진 날, 조금은 눈물이 날 것 같은 방콕이와의 첫 외출을 기억하며


A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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