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은 사계절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좋다
새벽녘 싸늘한 기운은 옷깃 여미게 하는 추운 겨울 같다가도
해님이 고개를 내밀 때면 온몸 감싸는 온기에 봄인가 하고
한낮 따사로운 햇볕엔 벌써 여름이 왔나 착각하게 한다
사월은 사계절을 모두 품고 있어 더욱 좋다.
창가에 내려앉은 서리는 앞서 가던 마음을 주춤하게 하고
대지를 적시는 비는 겨울을 보내는 건지 봄을 재촉하는 건지
산간에서 들려오는 눈 소식은 우리를 아연실색하게도 하지만
반팔 입은 청소년의 모습에서 여름이 옴을 실감한다
사월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하나의 내가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나이고 싶다
다양한 모습으로 모든 걸 품고 있는 내가 되고 싶다
고난과 역경이 있는 삶, 설렘과 기대가 있는 인생
사월은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