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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재영 Oct 20. 2019

멍텅구리배

바다에 배가 떠 있다

그물을 내렸다 올렸다 하는 바쁜 손길에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일만 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깜깜한 밤에도 보금자리로 돌아갈 수 없고

바닷물이 멀리 달아나도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네

    

갯벌에 배가 갇혀 있다

온몸을 드러낸 채 지친 듯 한쪽으로 기울어져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애잔하다

혼자는 움직일 수 없는 배

태어날 때부터 너의 운명이었나 보다


너를 보면 그리운 이가 있다

자신의 몸에 매달린 생명줄을 위해

스스로를 바다에 던져야 했다

질곡의 세월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야 했다

헤어 나오지 못하고 홀로 견디다 떠난 이,

헤어 나오려 하지 않고 자신이 마지막이길 바랐다

멍텅구리 배를 닮은 그 이름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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