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진단 7년째, 여전히 마음은 요동친다

불안과 감사 사이에서 흔들리는 하루들

by 춤추는호랑이

머릿속이 하얗다.


평소라면 30분이면 끝냈을 일을 몇 시간이 지나도 해결하지 못했다.


최근에 체력이 떨어져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틀 전에 내과에 들러 ‘사이모신 알파원’이라는 면역주사를 맞았다.


이는 암 환자 등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에게 좋다고 한다.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 봐, 면역주사는 꼭 담당 전문의에게 허락을 구하고 맞아야 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을 2018년에 진단받은 이래 처음으로,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유전자 변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백혈병은 혈중 유전자 변이 수치를 확인하여 예후를 판단한다.


‘음성’이라는 뜻은 백혈병으로 인해 변이된 유전자를 찾을 수 없었다는 뜻이라고 했다.


유전자 변이 수치 음성이라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불안했다.


너무 좋아하면 나중에 유전자 변이가 다시 발견되면 더 힘들겠지?


걱정과 불안이 마음속에 자리했다.


그러던 중, 올해 9월 혈액검사에서는 유전자 변이 수치가 양성으로 나왔다.


아주 소량이라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만 검출되는 양이라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담당 혈액내과 교수님이 위로해 주셨다.


참, 사람 마음이라는 게 복잡미묘하다.


음성 판정을 받은 적이 없다가 아주 소량의 유전자 변이 결과만 나왔다면 안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음성이다가 소량의 유전자 변이 수치가 발견되면 덜컥 겁이 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현재 기술로는 완치가 불가능하다.


매일 두 번씩 12시간 간격으로 알약 형태의 항암제를 복용해야 한다.


약 복용 2시간 전 금식, 약 복용 후 2시간 금식. 이렇게 총 4시간을 금식해야 해서 때로는 번거롭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항암제가 개발된 백혈병을 진단받았다는 것에,
한국이 이 약제에 보험을 적용해 준다는 사실에,
내가 약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은 있다는 점에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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