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식품, 음식, 식단
포털이나 블로그에서 체중감량 시 먹어야 되는 / 먹지 말아야 되는 음식이나 영양소(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에 대한 정보가 많습니다. 구분을 해보면, 대략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먹으면 살 빠진다는 식품 2) 특정 연예인 이름이나 특수 목적을 가진 식단, 2) 저탄수화물 식단 등입니다.
종류도 많고 방법도 다양하고 심지어 주장하는 사람마다 상반된 주장을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1)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식품
견과류, 물, 매운 음식들이 에너지 소모나 흡수를 방해해서 살이 빠진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2) 특정 연예인 이름 등이 붙은 식단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주로 고 단백질 저 소금 저 지방 위주 식단입니다. 이런 식단들은 칼로리를 줄이고 근육 발달을 도모하기 위해서 단백질 위주로 먹습니다. 특징은 눈물 날 정도로 음식량이 작습니다. 누가 먹어도 그 정도만 먹으면 살이 빠질 지경입니다. 특정 연예인들이나 바디빌딩 하는 분들이 먹는 식단은 좀 다릅니다. 이 분들은 살 빼는 것이 목표라기보다는(몸무게는 이미 빠졌고..) 몸매가 잘 드러나는 몸을 만들기 위한 식단입니다. 아무리 근육이 발달되어도 피하지방이 쌓이면(레슬링 선수들이나 운동선수들 vs. 보디빌더, 아이돌 스타를 비교해보세요. 운동은 둘 다 열심히 합니다) 안보이기 때문에 최대한 수분과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배질 위주로 먹습니다. 몸매를 드러내야 할 분이 아니라면, 특정 연예인 이름이 붙은 식단은 식사량이 줄었다는 정도 의의가 있습니다.
3)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입니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대신 단백질이나 지방을 늘리는 식단입니다. 단백질 다이어트, 예전에는 '황제 다이어트'라고도 합니다.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면, 몸에서 인슐린(탄수화물 등 영양소를 세포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인슐린 분비량이 많아지면, 지방 축적 등 비만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탄수화물 -> 인슐린 과다 -> 비만), 인슐린 분비를 늘리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자는 것이 원리입니다.
이 식단은 나온 지 10여 년이 넘었으나 지금도 인기가 있습니다. 포털이나 블로그에도 추천한다는 글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대한 연구는 2003년 63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였습니다(1). 첫 번째 그룹은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고지방 식이 두 번째 그룹은 고탄수화물, 저칼로리, 저지방 다이어트로 무작위로 2팀으로 나누어 1년간 관찰하였습니다. 결론에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처음 6개월 동안은 체중 4% 감소로 효과가 있었으나, 1년이 지나는 시점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실험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처방된 식이를 계속 먹는 것을 싫어하였다. 보다 더 장기간 연구가 필요하다."
저탄수화물 식이 효과를 알고자 하는 연구는 그 외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연구범위가 넓어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각 영양소가 작거나 많은 식단은 체중감량에 얼마나 효과가 있나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성분에 상관없이 칼로리가 작으면 체중감량 효과가 있었습니다(2).
좀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다이어트하는 입장에선 번거롭게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음식량만 줄이면 되는 것입니다. 특정 식단을 꾸미는 것이, 보통 수고스러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금을 대표한 향 식료를 넣어 맛을 내는 한식에서 소금이나 양념을 빼고 시작하는 다이어트 음식은 특별한 정성이 들어갑니다(그 정성만으로 살이 빠질 정도입니다). 또한 음식을 매끼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학생/직장인에게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제 걱정 없습니다. 특정 다이어트 음식이나 식단은 단기간 체중감량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론 효과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하는 건 그저 음식량만 줄이면 됩니다.
(1) A Randomized Trial of a Low-Carbohydrate Diet for Obesity N Engl J Med 2003; 348:2082-2090
(2) Comparison of Weight-Loss Diets with Different Compositions of Fat, Protein, and Carbohydrates N Engl J Med 2009; 360:859-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