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멈춰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뒤돌아보게 하는 것들이 있다. 앞만 보고 잘만 가다가도 어느 순간 멈칫하게 되면 발이 땅에 붙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상하다. 그립지는 않고, 후회하지도 않으며, 슬픈 것도 아닌데 미련스러운 축축함을 느낀다. 정말 딱, 축축하다.
엄마는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경험하라고 했었다. 나는 꼭 빠짐없이 경험하고 싶었고, 누렸다. 내가 딱 그랬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자연일 수 있었다는 것도 얼마 전에야 깨달았다. 그 길 위에 서있는 것들은 계속 그렇게 서있기만 해야겠지만 움직이지 못한대도 여전히 값지고 값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