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한 나라의 외국인 비율이 5%를 넘으면 다문화 사회로 본다고 합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 외국인 수는 251만명으로, 이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4.89%에 해당합니다. 다문화 사회가 목전에 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국에서 외국인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충북 음성군의 경우, 주민 총 인구의 16%가 외국인 주민입니다.
지방은 외국인 없이는 농번기를 날 수가 없다, 모 초등학교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 비해 한국 학생들이 오히려 소수라서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다 라는 말을 스쳐가면서만 남의 일처럼 들었는데요. 주말을 맞아 강원도 철원에 놀러 왔다가 사진과 같은 광경을 마주하고 조금 실감이 났습니다.
농협 하나로마트에 갔더니, 입구 바로 옆에 꽤 크게 '다문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베트남/태국 국기와 함께 각종 소스, 면, 라면 등 이국적인 식자재가 종류별로 즐비해 있었습니다. 찾아보니 철원군에서 외국인 농업 계절근로자를 확보 및 교육했다고 하던데 그 영향을 이렇게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 생활권이 서울인 저는 사실 이 광경이 조금은 비현실적이고 낯설었습니다.
아무튼 이제는 정말 우리나라도 여러 인종이 어우러져 사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구나 싶은데요. 외국인 직원이 제법 많았던 이전 회사의 경험을 떠올려 보면, 아직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에 조금 미숙했지 않나 싶은데요. 정말 기본 중의 기본인 그들의 '이름'도 제대로 우리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웠거든요.
한 외국인 직원의 아버님 존함이 (이를테면) '아브라함 수메즈 더킹지니어스 콜로라도' 셨는데요. 건강보험공단에 피부양자로 등록하고자 하는데, 공단 직원분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성으로 또 이름으로 볼지, 어떻게 몇 글자까지 등록 할 수 있는지 서로 확인하며 쩔쩔매고 있으셔서 도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건강보험 뿐이겠나요? 은행 계좌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DEI 관점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또는 해야 할 어떤 작은 실천이랄게 크고 대단한 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언어적인 장벽, 문화적인 차이는 오히려 더 나중의 일일지도요.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어떤 무조건적인 배려나 따뜻한 눈빛 따위는 우리의 오만함일지도요. 정말로 하루하루 숨쉬는 장면 하나하나부터 찬찬히 살펴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