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에서 요새 어딜가나 리더십/조직문화 관련해서 나오는 얘기는 1:1 미팅, 원온원 미팅입니다. 리더(팀장 등 직상위자)와 구성원이 일대일로 만나 일, 성장, 평상시 관심사 등을 밀접하게 논의하는 미팅이죠. 저 또한 최근 중간관리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원온원 미팅의 중요성, 효과적 방법, 나아가 동기부여, 권한 위임, 피플 매니징, 팀으로 일하기 등에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2. 그러던 차, 오랜만에 전 직장에서 함께 인사 업무를 했던 동료를 만났습니다. 지금은 둘 다 회사를 떠났고, 동료는 아버지의 사업을 돕고 있습니다. (일종의 C-level이 된 셈이죠?) 아무튼 저의 이런 요새 고민들을 나누었더니 그 친구가 말했습니다. "전형적인 시니어의 고민을 하고 있네요. 좋은 리더가 되고 싶다는. 근데 좀 더 올라가면 또 다른 고민을 하게 돼요. 그 '좋은 리더'가 떠나면 어떡하지?라는."
3. 저보다 더 높은 곳에서 회사 전체를 조망하며 생각하는 그의 관점에 아차 싶었습니다. 동시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다양성/포용'이라는 제 인생의 주제를 잡은 것도, 사실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ty)'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거든요. 그가 던진 화두 또한 결국 대체 불가능한 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 가능하게 돌아가는 시스템/구조를 갖추고 싶다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4.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되물었더니 그는 '스킵 레벨 미팅(Skip Level Meeting)'이라는 개념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조금 생소하다 했더니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종종 활용되고 있는 방식이라고 하더라고요. 말 그대로 직상위자를 건너뛰고 차상위자와 미팅을 주기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내 보스의 보스와 1:1 미팅을 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차상위자도 산하 구성원들과 일에 대해서 평소에 충분히 follow-up한 상태를 유지하여, 유능한 직상위자가 퇴사 혹은 사내이동 등을 했을 시에 공백을 빠르게 커버하는 것입니다.
(스타벅스 등 B2C의 스킵 레벨 미팅은 CEO가 중간 매니저(지점장 등)를 건너뛰고 직원과 직접 소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요. 개선점/건의사항, 아이디어 등을 부담감 없이 자유롭게 얘기하기 위해서요.)
5. 책 『정답 없는 세상에서 리더로 살아가기』에서도 얘기하듯, 이제는 '단위 조직 리더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시대라고 합니다. 책에서는 그 리더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리더십 중 하나로 '의미있는 대화'를 꼽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원온원 미팅으로 본인의 역할을 정말 잘 수행하는 리더(중간 관리자)들이 많아진다면, 그 다음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이런 '스킵 레벨 미팅'같은 것들이 아닐까요? 회사 전체적으로 비즈니스를 달성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추구 관점을 함께 견지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