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그러나 재미난 업무

by Dr Jang

초등 선생 업무 가운데 기피하는 것 중 하나가 운동 관련된 교기나 육상 지도다.

다른 예능 계열도 마찬가지겠지만 운동 기능이라는 게 하루 이틀 만에 뭔가 되는 것도 아니고 신체적인 것을 다루기에 정말로 예민하게 지도를 해야 한다.

소위 말해 전국소년체전, 즉 줄여서 소체에서 금메달 따려면 지도교사는 밤낮없이 불철주야로 매달려야 하며 그렇게 한다고 꼭 다 되는 것도 아니다. 운동이라는 게 재능이 중요하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재능 있는 아이 하나 나타나면 게임은 끝난다. 노력한 입장에서는 허무하고 발견한 쪽에서는 운이 좋은 것이다.


최근 육상지도를 몇 년 만에 다시 했다.

한 30분 정도 일찍 출근해서 운동장에 나가는 것이 귀찮기도 하지만 막상 나가서 좋아하는 아이를 보면 기분이 괜찮아진다. 물론 이 아이들의 입상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 정도 운동량으로는 어림없다.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그럴 마음도 시간도 없을뿐더러 여건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아이들이 아침마다 요령 피우지 않고 나오는 것은 교실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왕 하는 거 인상 쓰지 않고 좋아하니 다행이다.


아이들을 훈련시켜 보면 조금씩 실력이 늘어나는 게 보인다. 그러다 시합에 가서 뛰는 걸 보면 어떠한 스포츠 경기보다 짜릿하고 재밌다. 초등학교 경기가 뭐 그리 재미있냐고 반문하겠지만 내가 가르쳐 실력이 쌓여 입상을 하게 되면 기분이 좋다. 선생에게는 기분 좋은 것 외에 다른 인센티브는 없다. 그러니 다들 맡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잘못(?)하여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나면 다른 학교로 가서도 계속 지도를 하게 되고 운동의 특성상 어마 무시한 나의 시간을 바쳐야 되니 공무원 일로서는 매력이 제로다.

그래도 코로나가 진정되며 조금씩 기록이 좋아지고 꼰대인 나의 말을 들어주니 다행이고 재미가 생긴다. 다만, 출장이 잦아 좀 피곤한 것도 사실이다. 100% 좋은 것은 없으니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