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만 아니면 돼.
바로 이거다.
초등 선생의 일이라는 것이, 업무분장표에 빼곡히 적혀있다. 단어 하나, 예를 들어 현장체험학습이라는 단어가 나의 업무로 오는 순간 현장체험과 관련된 모든 공문과 문의가 나에게로 온다.
그래서 어쨌든지 일을 덜 하고 싶은 게 인간인지라, 단어를 빼려고 노력한다. 나에게서 단어만 빠지면 나의 일이 아니므로 체험학습과는 전혀 상관이 없게 된다.
학급 담임도 마찬가지다. 옆 반에서 학폭이 일어나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면 그건 옆 반의 이야기이지 나의 이야기는 아니다.
즉, 나만 아니면 된다.
초등 선생의 못된 습성 중 하나다. 습성은 환경의 영향을 받으니 환경이 문젠가?
어쨌든 내가 손해만 보지 않으면 어찌 되던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게(?) 나의 목을 서서히 조여 오는 것이라 할지라도 당장 나의 일만 아니면 된다.
그래서 늘, 신학기 준비를 할 때가 되면 골치 아프고 힘든 일들의 폭탄 돌리기가 시작된다.
하루살이, 아니 한해살이 인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