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퇴근하는 길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다.
도심 외곽에 공단지역이라 애초에 도로를 만들 때부터 자전거 도로를 일반도로와 확실하게 구분하여 건설한 결과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꽤 많다.
매일 일정한 시각, 그중에서도 출근시간에는 늘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아주머니 한 분은 겨울이 될 때까지 늘 일정하게 마주쳤다.
아주머니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느냐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겠지만 요즘에는 거의 대부분 전기 자전거를 이용한다. 배터리가 좋아지고 가격이 싸지면서 전기자전거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70% 정도는 전기자전거 이용자다.
횡단보도가 있는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앞에 있는 아주머니의 전기 자전거를 유심히 본다.
새 거다.
자전거도 새 거이지만 헬멧도 그렇고 뒤에 달린 후미등도 최신형이다. 저 후미등은 가속 센서가 있어 속도에 따라 반응하는 제품이다. 장갑도 그렇고 옷매무새도 그렇고 모두 한 번에 장만한 티가 난다.
아마도 자식들 중 누군가가 열심히 알아보고 구입해 드렸을 것이다.
앞서 달려 나가는 저 전기 자전거를 열심히 따라가 보지만 이미 전기는 사람의 힘보다 힘이 세다.
열심히 힘을 내 거의 다 따라잡으려는 순간 다음 네거리에서 우회전해 버린다. 아, 아쉽다. 잠깐의 승부욕이 생겼는데 말이다.
맞은편으로는 전기자전거를 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온다. 거의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다.
추위에 약한 그들은 눈만 내놓고 무릎은 모포를 높은 채로 미동도하지 않고 지나간다.
그 뒤로 털모자를 쓰고 두툼한 옷을 입은 자전거 탄 남자들이 지나간다. 아무래도 자전거 탄 사람들은 옷이 전기자전거 탄 사람보다는 얇은 편이다.
나야 자전거 출근이 옵션이지만 그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용해야 할 교통수단이다.
가끔 비 오는 날 자동차로 출근할 때 자전거도로를 힐끔 보면 늘 보이던 사람들이 우의를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본다.
선택지가 있는 자와 선택지가 없는 사람들의 차이가 늘 눈에 보이는 자전거 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