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는데 집에 급한 일이 생겼다.
병원에 들러 입원 수속을 해야 하는데 하필 병원이 근무하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다.
자전거를 두고 가자니 내일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하는 일이 걱정이고 타고 가자니 거리가 꽤 된다.
검색을 해 보니 마침 강변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다.
자전거 도로를 타면 시내를 다니는 것보다 몇 배는 속도가 붙고 편리하다.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결심을 하고 이동을 했다.
집의 일만 아니라면 경치도 좋고 타기도 안성맞춤이다.
무엇보다도 사람, 자동차, 신호등 대기를 하지 않아서 좋다.
역시, 물리적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 대중교통이니 자전거 이용이니 하는 말보다는 이렇게 자전거 도로를 시내 곳곳에 두면 이용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지금 내가 이용하는 자전거 도로처럼 말이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이 태어난 사주팔자, 즉 운명이 이 자전거 도로와 같다면 어떨까?
타고 다니는 데 아무런 장애물도 없고 이정표도 잘되어 있으며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팔자가 좋다고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자전거 도로에 어울리지 않게 자전거 탄 사람들 무리가 있어 자세히 살펴본다.
혹시 동호회 사람인가 싶었는데 가까이 보니 싸움이 났다.
멋지게 차려입은, 그리고 장비도 좋은 아저씨 두 명이 육두문자를 쓰며 싸운다.
주변에는 일행인지 구경꾼인지 모를 사람들이 몰려 있다.
쓱 지나가며 이런 생각도 든다.
아무리 좋은 자전거도로도 자기가 쓰기 나름이라고.
그냥 즐기면 되는 자전거도로에서 다른 사람과 싸운다면 좋은 자전거도로도 좋은 줄 모를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별 생각이 다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