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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May 18. 2024

수다

여자들은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그건 남자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고 특히 직장 생활을 하려면 적당히 수다를 떨어줘야 원만한 사이가 될 수 있다.

수다는 시간 낭비이자 친목행위이며 정보 획득의 통로이다. 딱 떨어지게 구분되지는 않는다.


오늘도 수다에 참석했다.

예전에는 내가 대화를 주도하며 잘난 척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근데 그런 대화는 바보가 하는 것임을 최근에 깨달았다. 내가 대화하는 모든 사람이 나보다 똑똑하며 현명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수다는 재미가 반감되었다. 역시 인간은 자신이 잘난 체를 해야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수다의 진실에 대해 나름 깨달은 후 수다는 더 이상 재미가 없었다. 수다 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도 않았고 의미도 찾기 어려웠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현명한 방법은 아니었다. 짐작했겠지만, 나는 정보 유통의 블랙홀이 되어 있었다. 사내 정치가 발달한 이곳에서 정보가 없음은 멍청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지름길이었다.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해가 바뀌면서 다시 맘을 고쳐 먹고 수다에 끼기 시작했다.

수다의 내용들은 지극히 신변 잡기적이라 정보의 질이 좋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야기 중에서 좋은 정보가 가끔 있었다. 수다가 정신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상대방 말에 맞춰줘야 하고 자칫하면 상대와 내가 비교되어 버리는 부작용은 언급되지 않는다. 하긴, 약 광고를 보면 효능만 잔뜩 이야기하지 부작용에 대해서는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라고만 하며 어물쩍 넘어간다. 


자, 큰맘 먹고 수다에 참석한다.

귀를 크게 열고 나의 말은 적게 하고 뭔가 재밌기를 기대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맞지? 혼자 살 수 없는 것이지? 

혼자 묻고 대답하며 분위기에 묻어간다.


어라? 시간이 잘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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