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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May 21. 2024

내 머릿속 주크박스가 시도 때도 없이 연주를 하네?

내 머릿속 지우개라는 영화가 있었다. 주인공이 기억을 잃어간다는 이야기인데, 뭐, 내 취향이 아니라서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제목은 기억에 남는다.

나도 머릿속에 무엇인가 있다. 어디선가 읽어보니 사람은 어딘가에 집중하는 의식을 제외하고는 늘 그 밑에서 시나리오 혹은 이야기를 걸어오는 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뭔 이야기인가 싶어 자세히 읽어보니 극장으로 치며 무대에서 공연하는 의식은 지금처럼 글을 쓰는 일에 집중을 하고 있다면 무대 뒤 혹은 밑에서는 무대에 올라가고 싶어 안달이 난 의식들이 있다는 말이다. 이렇기 때문에 무대 위 의식은 글을 잘 쓰다가도 갑자기 무대 위에 튀어 올라온 의식(오늘 점심 뭐 먹을까? 와 같은)이 훼방을 놓는다. 아마도 잡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늘 무대 위가 난장판일 것이다.


나도 그렇다.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할 때다. 언젠가부터 깨닫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다. 그것도 꼭 머리 감고 말린 후부터다. 희한하다. 

음악 종류도 장르도 제각각이다. 클래식, 트로트, 동요, 팝송, 등등 내가 살아오면서 들은 모든 음악이 재생된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머릿속 주크박스를 알아채고 난 후부터 오늘은 어떤 음악이 나올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한 때 나는 내가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약간은 우쭐거린 적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머릿속 주크박스가 어떤 음악을 틀지도 모르는데 나를 잘 안다는 것은 착각이었던 셈이다. 


오늘도 아침 준비를 하는데 주크박스가 작동한다. 요새는 의식을 해서 인지 한 번씩 건너뛴다. 내 머릿속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데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재미있는 주크박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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