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풍경에는 인생이 있다.

파크골프장을 스쳐 지나며

by Dr Jang

매일 자전거로 지나가는 곳에 파크골프장이 있다.

우연히 지나가다 보게 되었는데 이제는 매일 보게 되었다.

'짝퉁 골프인가?'

처음 생각을 그러했다.


자주 보니 규칙이 이해가 되었다.

일단 4인 1조다. 아침에 보면 줄을 쭉 서서 4명씩 짝을 맞춰 순서를 기다리는 것을 보게 된다.

한 명씩 티샷을 하고 공을 따라 움직이며 홀컵에 넣으면 된다.

공은 각자 들고 다니는 것 같았는데 재미있는 것은 불이 들어오는 공도 있어 해가 짧은 날, 야간에 그 진가를 발휘한다는 점이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공만 굴러다니는 모습도 본 적 있다.


예전에는 여성이 많았는데 지금은 남자도 많다.

복장도 골프장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세련된 경우가 많다.

7시 무렵이면 이미 삼삼오오 모여서 사람들이 쫙 모여든다.


사람 사는 곳이 마찬가지이듯 현수막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곳은 누구나 이용하는 곳이니 무슨 단체 같은 거 만들어 회원 관리 하지 말라.'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아마도 00회를 만들어 사람들을 관리하며 신입과 기존회원, 이런 식으로 뭔가를 했을 테고 그게 관리기관 귀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심각한 일이지만 이 글을 쓰는 나도 말해놓고 보니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로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오가며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뽐내고 싶은 남자들, 뭔가 훈수 두고 싶은 사람들, 이야기에 여념이 없는 여자들, 슬쩍 나와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 골프장이 쉬는 날에도 경고 문구를 무시하고 연습하는 사람들 등 이런 모습은 남녀노소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치 인생의 여러 장면 같다. 그중에는 나에게도 익숙한 장면도 보인다. 갑자기 철없는 대학 새내기 시절이 생각난다. 여학생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그런 모습.


잔디를 위해 한동안 폐쇄했던 적이 있었다. 잔디가 심하게 패인 곳이 두어 달 지나니 회복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한 아저씨는 골프장 한 곳에 설치된 연습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와서 스윙연습을 한다. 저렇게 하고 싶어서 골프장이 재개장될 때까지 어떻게 참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길 정도였다.


파크골프장이 호황인 덕분에 옆에 있던 족구구장이나 크리켓 구장은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보였다. 유행은 돌고 도니 저것도 언젠가는 다시 부흥하겠지.


유행을 좇고 유행이 지나가며 그 속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며 보니 마치, 멀찍이 떨어져 냉철하게 관찰하는 관찰자인 것 같다. 하지만 그들에게 나는 그냥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자전거 타는 사람일 뿐이다.


오늘도 자전거 탄 풍경은 여러 가지 상상을 한다. 그리고 그냥 스쳐 지나간다. 그 상황을 직접 체험하지 못하였기에 아쉬움도, 즐거움도 느낄 사이가 없이 지나간 수많은 인생의 풍경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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