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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Aug 08. 2019

NO. 8 사운드 오브 뮤직

여덟 번째 이야기는 「사운드 오브 뮤직」. 워낙 유명한 영화이고 노래가 널리 알려져서 모두 알 것 같지만 의외로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영화다. 어른들의 경우는 주말의 명화 혹은 특선 영화로 여러 번 보고 감동을 받았겠지만 말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뛰어난 풍경과 적절한 노래와 음악, 줄리 앤드류스의 열연이 합쳐서 뮤지컬 영화로는 남녀노소 누구나 아는, 또는 최소한 도레미 송은 알게 하는 영향력을 가진 영화다.

긴 러닝타임과 중간에 오페라 공연에서나 볼 수 있는 인터미션이 있는 것이 이채로운 영화. 비록 좀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자막을 읽을 수 있는 어린이라면 거의 99% 빠져 들 수 있는 영화이다.     



무엇을 이야기하면 좋을까?     



●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 영화에서 상처(喪妻)를 한 트랩 대령은 삶의 의미를 잃은 듯하다. 거기에 아이들도 많으며 이들은 말썽꾸러기다. 부인을 잃은 상실감은 아이들을 군인 대하듯 하게 만든다. 그러한 상황에서 가정교사 마리아는 가족들에게 웃음을 찾아주고 나아가 한 가족이 된다.

돈 많은 귀족이지만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고 가족의 정이다. 수많은 가정교사가 돈으로 고용되어 왔지만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다.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은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저희들끼리 키득거리기 일쑤다. 아마도 마리아를 만나지 못했다면 우리가 흔히 아는 재벌 2세들의 탈선의 비슷한 모습을 목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가족은 사랑이고 관심이다. 마리아가 표현한 하나하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진정성을 나타냈고 드디어는 가족으로 인정을 받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질적인 조건은 필요조건을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충분조건은 아니다. 가족을 위해 밤새워 일하는 우리네 가장들은 필요조건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그것은 필요조건만 될 수 있다. 가족은 사랑이고 관심이고 지지자다. 다만, 그것은 영화에서 보여주듯 혈연관계만이 절대적 조건은 아니다. 마리아처럼 말이다. 영화를 보며 가족이 될 수 있는 충분조건을 만들어 보자. 영화가 재밌으니 접근하기가 쉬울 것이다.           


● 두말할 것 없이 노래...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노래는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유명하다. 특히 도레미 노래는 누구나 아는 노래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도레미 노래 말고도 상당히 듣기 좋은 노래가 많다. 예를 들면 ‘My favorite things’, ‘에델바이스’ 등과 같은 주옥같은 노래들이 있다. 아마 주말 저녁에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본다면 풍성한 노래로 집안이 흥겨워질 것이다. 한 번씩 따라 불러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6학년 때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 가장 인상 깊었던 노래는 ‘sixteen going on seventeen’이었다. 제일 큰 딸 리즐의 풋풋함이 묻어 나와 가슴이 설레었던 노래다.     


● 잘츠부르크의 풍경과 여행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잘츠부르크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실제로 여행객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그냥 그림이다. 한데 재미있는 것은 영화가 개봉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풍경이 거의 그대로 보전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네 같으면 간판이 들어서고 개발이 이뤄지고 주차장을 더 만드는 등의 수선스러움이 경관을 망쳤을 것이다. 최근 모 여행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과거 영화 속의 풍경과 비교한 장면에서 이러한 경관보전은 무척이나 잘 드러났다. 다녀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영화 속 풍경을 보며 아이들과 같이 여행을 꿈꾸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연의 풍경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드물지만 영화를 한 번 보고 그 장소에 가보는 것은 장차 아이들이 자연에 대한 친근성을 자연스럽게 길러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유럽 상류 사회의 생활양식


트랩 대령은 소위 말해 귀족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럽 상류 사회 귀족의 생활 모습을 이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상당히 흥미로운 것은 귀족들의 자녀 교육이 상당히 엄격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에서는 마리아 선생님 덕분에 상당히 자유로워졌지만 그래도 아이들이나 아버지가 서로를 대하는 모습은 현재의 우리 사회의 가정과는 사뭇 다르다.

물론 그것을 따라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신사’와 ‘숙녀’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예의란 서로가 편하자고 만들어낸 규칙이 아닌가.

덧붙여 비록 세트라는 냄새가 나긴 하지만 유럽 상류 사회의 멋진 저택과 파티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 공주와 왕자가 되어 화려한 파티를 꿈꾸는 것은 재미난 일이 아닌가? 특히 아이들은 자기중심성이 강해 더욱 그러하다. 상상은 자유다. 마음껏 상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띄워 보자.      


● 2차 세계 대전의 그늘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2차 세계 대전 직전이다. 세계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나치가 나오고 그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보면 그 당시의 현실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전쟁이라는 비극에 대해 아이들에게 말고 싶지는 않지만 그런 비극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에 대해 한 번쯤 짚어 볼 수 있을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은 우리에게도 일제에 의한 여러 가지 피해와 해방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만들어준 세계사의 큰 사건이다. 그러한 사건이 트랩 대령과 같은 유럽인들에게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으며 그러기에 세계대전이라고 한다는 정도로 해 두자. 혹시 관심을 가지는 아이가 있다면 어린이 세계사 정도를 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도록 이야기하자.  

   


● 세월의 흐름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세월이 참 덧없음을 느낀다. 막내인 그래틀을 보면 분명 할머니 정도의 나이인데 영화에서는 늘 가장 귀여운 꼬마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리즐 역의 큰 딸은 최근 사망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가는 애절함이 영화를 보는 내내 넘쳐 난다. 유튜브를 찾아보면 이 영화 출연진들이 미국 TV 프로그램에 함께 나와 자신의 근황을 전하는 영상이 있다. 연예계에 계속 남아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다. 다만 현재의 아이들은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기에 부모세대는 늘 늙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 한 번 주장해 보자. 어린 시절 찍은 사진첩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가족 영화로서 손색이 없다. 약간 길긴 하지만 다양한 노래와 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멋진 잘츠부르크의 모습은 여행의 낭만을 상상하게 만든다. 오랜 세월을 무색하게 하는 명작을 가족과 함께 보며 대화를 하자. 자신의 어린 시절을 공유하며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하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을 자녀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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