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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Aug 14. 2019

NO. 9 천국의 아이들

아홉 번째 이야기는 「천국의 아이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가 드문 이란 영화이다. 이란은 국제사회로 복귀하여 매우 빠르게 발전하며 변화하는 나라지만 최근 미국과의 관계에서 삐꺽되기도 한다. 옛날 페르시아 제국의 찬란한 영광을 가진 이 나라의 영화는 어떨까? 

세월이 좀 지나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 보면 우리나라 옛날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영화는 개봉 당시 우리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오빠와 동생이 가족을 위해, 그리고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옛날 모습과 유사하며 어찌 보면 동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아시안 게임에 이란이 참가하는 것은 좀 멀어서 그렇지 지리적으로 정서적으로 같은 아시아인이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만국 공통인 가족애라는 주제를 어린아이들을 중심으로 풀어낸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이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게 만든다.     


무엇을 같이 이야기할까?     


● 가족에 대한 사랑  

   

주인공 알리는 시장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아이다. 어느 날 심부름을 하다 여동생의 신발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가난한 집안 형편과 엄한 집안 분위기 때문에 자신의 신발을 동생과 공유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생각해 보라, 신발을 동시에 신을 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문제가 생길 터. 하지만 이 두 남매는 최선을 다해 신발을 공유하고 한편으로는 신발을 찾으려고 애쓴다. 

가난한 알리는 아버지를 따라 정원수 일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물질적 풍요에 지친 부잣집 아이와 놀아주며 기분 좋은 일당을 받게 된다. 하지만 결국 그것도 물거품이 되긴 한다. 우리의 유명한 단편소설인 현진건 ‘운수 좋은 날’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기껏 열심히 일을 했지만 운동화 하나 사기가 참 힘들다. 가난에 대한 슬픔이 밀려오는 대목이다. 결국 알리는 자신의 힘으로 운동화를 얻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참 따뜻하다. 동생은 오빠를 위해서 기꺼이 신발을 나눠 쓰고 오빠는 동생이 곤란을 겪을까 최선을 다한다. 아버지가 가부장적이고 가난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탓을 아니다. 사회제도에 충실하게 살아갈 뿐이다. 소시민은 그렇다. 그것보다는 우리네로 치면 별거 아닌 운동화 하나로 소동이 벌어지며 착한 마음을 가진 이들의 에피소드에 집중하면 좋겠다. 

물질적 풍요에 지친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런 가족애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되어야 하는지 보여 준다. 결국,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 인간애(愛)


알리는 열심히 동생의 신발을  찾았고 결국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곧 포기하게 된다. 따뜻한 인간애가 보이는 대목이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행위, 그것을 알리는 보여준다.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삶에 지친 어른이기 때문에 그럴까?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늘 쓰이는 격언이지만 자신이 꼭 필요한 것을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이 넉넉하면 남에게 잘 베풀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물론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넉넉하면 남에게 베풀기도 쉽지만 그런 베풂은 많은 고민의 산물이 아니다. 쉽다는 것이다. 반면에 자신도 넉넉하지 않지만 조금 떼어서 주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것이다.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가족의 사랑이든 이웃에 대한 사랑이든 자신의 몸과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사랑을 베풀 거라는 생각보다는 여유가 없지만 조금 양보하는 것이 더 알짜다. 사랑을 베푸는 것을 다음에 라고 미루지 말자. 다음은 없을 수 있다. 현재 옆에 있는 가족들에게 사랑을 주자.    

  

● 이란의 교육제도


이란의 교육제도는 옛날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다. 가난한 나라가 할 수 있는 교육제도는 아마 모두 비슷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이 어렸을 때 봄직한 학교 풍경을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을 것이고 우리와는 다른 면을 비교해 보며 아이들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남자와 여자로 나눠놓은 모습이다. 이란은 비교적 개방적인 이슬람 사회이지만 남녀를 분리하는 것은 그들로서는 당연한 모습이지만 우리로서는 이채롭다. 하지만 좀 더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우리도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문구가 널리 통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도 많이 변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다.    

 

● 빈부격차


이란이나 우리나라나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비슷하다. 알리가 달리기 대회에 출전할 때 출발선에 선 아이들 중 많은 아이들은 부모가 자가용에 캠코더를 들과 아이를 응원하고 있다. 사람의 모습만 다를 뿐 우리도 그렇게 카메라로 찍으면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아마 학부모라면 학교 운동회 때 달리기 결승선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반면, 알리는 카메라는 든 부모는커녕 운동화 하나 때문에 죽을힘을 다해 달려야 한다. 빈부격차는 정원손질을 하는 아버지를 도우러 간 장면에서 극명하게 보여준다. 어마어마한 저택은 이란도 빈부격차가 많이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다. 

빈부격차는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다. 심지어 공산주의를 선언한 중국과 베트남과 같은 나라도 빈부격차는 존재하며 어찌 보면 우리보다 더 심하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처럼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나라는 없는 것일까? 고학년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질문도 괜찮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이 영화는 가난하지만 따뜻한 가족애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으로 인기를 얻은 응답하라 1994 같기도 하다. 그래서 보고 나서도 기분이 좋다. 미국식 할리우드 영화에서 가지는 개인주의적이지만 가족이 그래도 최선이다.라는 문법과 사뭇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르다. 아마도 넓게 보면 서남아시아에 속해서 그런지 동양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아이들과 기분 좋게 영화를 보며 자신의 학창 시절과 비교해 보며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란의 생활 문화를 설명해 주는 것도 좋다. 예전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전투에서 만약 페르시아가 이겼다면 세계의 문명은 어찌 되었을까?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보자. 상상은 자유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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