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 Jang Jun 12. 2024

다행스럽다, 오늘도

하루 중 2/3의 일정이 끝났다. 방금.

와글거리던 소음도 사라지고 저마다 즐거운 얼굴로 제 갈길로 갔다.

아침이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 하는 걱정이 크지만 막상 이 시간이 되면 정말 평화롭다.


이런 망중한의 기분을 느끼는 것은 아마 오전 시간 일과가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화를 서너 번 냈고 다른 일 때문에 정신도 없었다.

차분한 마음을 가졌다가도 막상 일이 생기면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 시간만 지나가면 평화가 오는 것을 알기에 악다구니를 쓰며 싸우지는 않는다. 오후가 줄 평화를 알기에 그렇다.


생각해 보면 휴일 오후의 감정과는 대비된다.

휴일 오후는 막연한 두려움이 지배하는 시간이다. 그 이유는 내일의 일과 때문일 것이다.

또한 오전이 한가로웠기 때문이다.

오전 일과가 힘들었기에 이 시간이 더욱 달콤한 것은 힘듦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지만 인생의 특징이다. 

만약 오전부터 한가롭게 있었다면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이 이 만큼 달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오전 일과에서 오후 시간의 보상은 그 힘듦을 참아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인내를 쓰고 열매는 달다는 격언의 진가를 확인시켜 준다. 


퇴근하면 다시 내일의 무게가 서서히 느껴지기 시작하겠지만, 어쨌든 지금 이 시간의 달콤함은 너무 좋다.

그리고 다행스럽다. 오늘도 나는 중심을 지켜 각종 무시 무시한 파도를 견뎌냈다. 견뎌내었기에 즐거움도 생기는 법. 참 잘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몸이 피곤한 날 강제 기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