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덥다.
한여름 더위다. 습도도 높고 기온도 높으니 밤에도 열대야 같은 느낌이 든다.
자다가 깨 거실로 나와 선풍기를 틀어놓고 다시 잠을 청해 본다.
일주일 사이에 선풍기 3대가 나왔다.
생각해 보면 더욱 황당한 것은 불과 몇 주전만 하더라도 가끔씩 쌀쌀했던 날씨가 있었다는 점이다.
계절을 생각하면 한 달이라는 시간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한 달 사이의 날씨 변화는 무척이나 놀랍다. 분명 아침에 쌀쌀했던 적이 있었는데, 반팔만 입기에 살짝 추워서 바람막이를 입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열대야가 되었다!
한 달, 일주일, 하루의 의미가 새롭다.
계절은 조금씩 변해 가는데 나는 그냥 변하지 않고 살았나 보다.
날씨에 관심이 있어 날씨 앱을 매일 보다 보면 일출과 일몰은 대개 하루에 각각 1분씩, 즉 2분 정도 변하였다. 겨울로 갈수록 2분 정도 짧아졌고 여름으로 갈수록 2분 정도 길어졌다. 한 달이면 60분 정도 해의 길이가 달라졌다는 말이다. 생각해 보면 큰 변화인데 살아가느라 바빠서 느끼지 못했다.
해와 달은 늘 그렇게 일정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넋 놓고 살아가는 나는 계절이 갑자기 변화한다고 생각했다.
관심을 두지 않은 대상의 변화가 어느 날 놀랍게 다가오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하긴, 살다 보니 황당한 경우가 한 두개랴 만은 이번 날씨는 좀 당황스럽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