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이름이 웃긴다.

by Dr Jang

화려한 꽃이 지고 작물을 심으니 좀 심심한 면이 있다.

확 자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꽃이 피는 것도 아니다. 물론 수확할 때의 즐거움이 있기는 하지만.

뭐, 쓸게 없나 싶어서 이리저리 화분들을 살피는 데 아이들이 자기 무에다 지은 이름들이 눈에 들어온다.

누구의 작명 실력이 가장 좋은가 자세히 보니 웃기는 이름도 있고 작명 센스가 있는 것도 있다.


우선 첫 번째 이름은 쑥쑥이다.

가장 무난한 이름이다. 이름과는 다르게 무가 크는 속도가 좀 느리다. 성격이 느린 무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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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눈에 띄는 이름은 모모다.

예쁜 이름이다. 무니까 '무무'라고 하기 쉬운데 모음의 소리를 약하게 했다. 모모는 예전에 있던 가요의 제목이기도 하다. 가수 이름은 잘 모르겠으나 어릴 적 가끔 들으면 좋았다는 기억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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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름은 그냥 '무우' 다.

경상도에서는 무를 무우라고 한다. 좀 더 말하기와 듣기가 편한 발음이긴 하다. 경상도 사투리의 특징은 옛날 국어처럼 성조가 있다. 그래서 발음을 대충 하고 성조로서 뜻을 구별한다. 입을 많이 놀리지 않고 발음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특징이 많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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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름은 삐짝이다.

삐짝이는 우리 반 한 아이가 밀고 있는 캐릭터다. 뭐든 그려야 할 곳이 있으면 삐짝이가 등장한다. 자주 보다 보니 캐릭터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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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이름은, 이 작명은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참신하다. 바로 '천하무싹'이다.

어디 거리를 지나가다 간판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작명이다. 아님 브랜드 명 같기도 하다. 이 이름을 작명한 아이는 평소 만화 같은 그림을 많이 그린다. 남자아이들 특유의 싸움하거나 영화에서 본 장면 등을 어떨 때 보면 수업 시간 내내 그려 친구들과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공부를 못하는 아이는 아니다. 좀 어려운 생각도 곧 잘 해내는 녀석이다. 그런 아이가 이런 작명을 하다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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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이름을 보면 쨍쨍이도 있고 몽몽이, 통통이도 있다. 나름 고민해서 지었을 것이다.

예전 어른들이 아이들이 쑥쑥 크는 모습을 보고 무가 자라는 듯하다고 하셨는데 맞는 말이다. 아이들 마음음도 몸도 쑥쑥 자라는 게 며칠 전부터 보인다. 학년을 마무리해야 할 시기인가 보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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