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에도 흥망성쇠가 있다.

프라모델 이야기 #1

by Dr Jang

취미에도 흥망성쇠가 있다. 그리고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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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기로 어릴 적 첫 번째 취미는 프라모델 조립이었다. 문방구에 쌓여 전시되어 있던 아카데미의 빨간색 로고는 가슴을 뛰게 했다.

첫 번째 내가 구입한 프라모델은 탱크였다. 스웨덴 S 전차, 아직도 이름이 기억난다. 납작한 모양에 오밀조밀한 정밀함에 감탄했다. 1/48 스케일로 축소한 모형이라서 그런 것 같았다.

내부를 보면 FA-13 모터를 중심으로 하는 기어박스를 가지고 있었다. AA 배터리 2개가 들어갔는 데 당시 배터리는 망간 배터리라서 금방 뜨거워지면서 힘이 떨어졌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조립을 못해 옆 방 삼촌의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어머니가 어린아이가 만드는 것을 보다 도움을 요청했던 것 같았다. 모두 만들고 나서 책을 펼쳐 경사를 만들어 넘어가도록 하였다. 여러 명이 둘러앉아 넘어가는 탱크를 보는 것에 모두 신기해했다.


멋진 군인이 있는 상부는 분리하여 따로 두었다. 기관총 부분도 있었지만 신기했던 것은 안테나 만들기였다. 지금이야 유해물질이니 뭐니 해서 금지하는 일이겠지만 그때 설명서에는 이렇게 설명되어 있었다.

일단 부품을 떼고 난 빈 플라스틱(아마도 프라모델을 만드신 분들을 알 것이다. 각 부품을 떼내고 나면 남는 빈 프레임들) 부분을 라이터나 촛불들의 가열한다. 어느 정도 물렁해진 후에 살살 잡아당긴다. 그러면 엿가락처럼 늘어나면서 가늘어진다. 적당한 굵기가 되면 불에서 멀리하면서 굳힌다. 그럼 안테나처럼 가는 부분이 만들어진다. 이후 잘라서 탱크 상부에 붙이면 참 멋있는 모양이 완성된다.


이후 초등학교 내내 프라모델을 만들었다.

본드의 독한 냄새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프라모델에 빠져든 이유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렇다.

현실 세계를 축소한 것에 열광했던 것 같았다. 어릴 적 소인국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아주 작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거기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는 생각 말이다.

프라모델은 이러한 욕구에 맞아 떨어졌다. 스위치를 넣으면 멋지게 굴러가는 탱크는 정말 멋있었고 기회만 되면 이불을 지형물 삼아 다닐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굴곡을 만들어 놓았다.


처음 탱크를 만들고 난 후 난 급속도로 프라모델에 빠졌다. 특히 아카데미 과학사의 프라모델들은 정밀하였고 조립 후 동작이나 완성도가 높았다. 그래서 주로 아카데미 과학사 프라모델을 이용하였는 데 어느 날은 모터로 움직이는 모형 기차가 탐이나 보았더니 합동과학사 제품이었다. 합동과학사는 흥미를 끌만한 여러 제품이 나오기는 하였으나 조립을 한 후 동작을 해 보면 허점이 많았다.

지금이야 흔한 휴대용 선풍기도 그때 꽤 거금을 주고 샀는 데 조립한 후 동작에서 작동하지 않아 실망한 적이 있었다.

어쨌든 망설이다 조립한 열차는 결국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도 기억하는 것 중 하나는 모터에서 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보통 기어가 맞물려 돌아가도록 되어 있는 데 이 열차는 특이하게 고무관 양쪽에 모터와 바퀴 기어를 연결하도록 한 것이다. 즉 모터와 바퀴 기어가 기어로 연결되어 동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고무관으로 연결한 것이다. 신기했지만 동력 전달의 신뢰성이 없어 잘 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잔뜩 기대했다가 조립한 후 동작이 되지 않으면 정말 실망스럽다. 또한 금전적으로도 손해가 컸다. 초등학생이 뭔 돈이 그렇게 있었겠는가? 신뢰성이 떨어지는 제품은 그래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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