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 보트에 대하여
시간이 갈수록 도전하는 프라모델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여름이면 모터가 달린 보드를 만들어 커다란 물통에 물 받아서 가지고 놀았다. 보트는 싼 것이면 고무줄 보트였다. 스크루를 고무줄을 연결해 동력을 얻었다. 스크루에 달린 조그마한 손잡이를 잡고 빙빙 돌리면 고무줄이 꼬이면서 팽팽해졌다. 어느 정도 꼬이게 되면 잘 잡고 물에 놓으면 힘차게 전진을 한다. 하지만 그 동력은 1초 내외다. 기억에는 어떤 만화영화 잠수정을 본 따 만든 것인데 양쪽에 날개를 접었단 넣었다 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었다.

좀 더 지속적인 보트 물놀이를 즐기려면 모터가 필요하다.
이것도 두 가지 방식이 있는 데 차이는 모터가 배안에 있느냐 혹은 배 밖에 있느냐의 차이다.
쉽게 말하면 배 안에 모터가 있으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배의 모습이다. 반면 배 밖에 모터가 있으면 배 뒤쪽에 모터가 보이는 그런 방식인 셈이다. 이는 주로 소형 선박에 쓰인다.
그런데 프라모델의 세계에서는 선외 수중 모터가 있었다. 일반적인 AA사이즈 배터리와 모터가 함께 들어가 있고 이것을 본드 등을 이용해 배 밑에 다는 방식이었다. 일체형으로 되어 있으니 어떤 배든 달면 추진력을 얻었다. 다만 무게가 있으니 작은 배는 가라앉기 일쑤였다.
좀 더 본격적으로 조립을 하려면 모터가 배 안쪽에 있는 쪽을 선택했다. 낚싯배나 멋진 군함도 가능했다. 모터와 프로펠러가 샤프트(작은 쇠막대)로 연결되어 있고 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리스로 마감을 했다. 구리스는 너무 많이 쓰면 물 위에 기름이 떴다.
방향키를 좌우로 돌려면 배는 물통 안에서 빙글빙글 돌며 다녔다. 영화에서 봤던 파도도 만들고 각종 재난(?) 상황을 만들어 배에게 재난 상황을 연출했다.
그러던 중 약간은 충격적인 제품이 나왔다. 바로 독일 U보트 모형이 나왔다. 재미있는 점은 이 모델은 자동으로 잠항과 부상이 가능한 기능이 있었다. 스스로 이런 기능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레버 같은 것이 있어 어느 정도 가다 보면 방향키가 아래로 가게 되어 있어 잠항을 하고 잠항을 하다 보면 물의 저항에 의해 방향키가 위로 가게 끔 되어 물에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신나서 거금을 들여 만들어 봤지만 실패였다. 왜냐하면 이런 기능을 하기 보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저수지나 연못 같은 곳에서 하기에는 잃어버릴 위험 부담이 컸다. 예쁜 낚싯배나 띄우던 물통에서는 어림없었다. 결국 멋진 외모와 신기한 기능에 만족해야만 했다.
더운 여름이면 물통에 물을 받아 놓고 돌돌돌 도는 스크루를 보면서 큰 바다를 상상했던 유년 시절이 떠오른다. 높은 파도와 거센 물살을 이겨내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프라모델은 나에게는 영화와 같은 극적인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게 해 주는 통로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