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수술을 할 수 없단 말인가?
절망적인 시간이었다.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왔다.
여러 가지로 알아보고 생각을 해 봤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러다 한 신경외과 의사를 발견했다. 소위 말해 우리나라 빅3 병원 중 한 곳에 근무하는 신경외과 의사였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진료를 봤다.
MR을 추가로 요구했다.
촬영 시간대가 애매했다. 새벽 시간대 밖에 없었다. 하루 전 밤에 차를 몰고 출발하여 차에서 자고 새벽에 촬영을 했다. 차가워진 날씨만큼이나 몸과 마음도 지쳤다.
한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까지 모두들 고개를 갸웃하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는데 이 의사는 사뭇 달랐다.
혈관 잘라서 잇고 하면 된다고 2주 정도 입원하면 휴가 기간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별거 아니라는 투의 말에 약간은 충격을 받았다. 그토록 어렵다고 이야기하던 지나간 의사들은 다 뭐란 말인가?
한편으로는 약간 신뢰가 가지 않았다. 모두들 어렵다고 했는데 너무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사뭇 미덥지 못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상황이란 점이었다. 자신이 있으니 저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시험 삼아 해볼 만하니 해보자는 식으로도 해석이 가능했다.
좋게 생각하면 혈관문합술을 하자는 이야기를 심플하게 했을 것 같은 데 여기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두려움이 더 앞섰다.
만일 실패하면 인생이 끝난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아이들도 어렸다.
그렇게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나왔다.
증상이 없으니 긴장감도 무뎌졌다. 차일피일 미루며 불안함 속에서도 일상을 이어 갔다.